<문경근 칼럼> 아이들이 약동하며, 어른들도 다시 힘을 내는 달입니다.

▲ 봄의 전령사
한 해의 계획을 다듬던 연초의 설렘이 어제인 듯한데, 또 다른 시작을 알려주는 ‘물오름 달’ 3월이 열렸습니다.
3월은, 1월 못지않는 희망과 기대로 가슴을 부풀게 합니다. 추위와 움츠림의 빗장이 풀리면서, 산야는 긴 휴식과 충전을 끝냈습니다.
사람들도 자연의 순리를 따라 기지개를 활짝 켜고 있습니다.

3월은 아이들이 약동(躍動)을 시작하는 달입니다.
개학, 시업, 입학이라는 단어도 모두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3월에 들어서면서 희망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은 초등학교 통학로이며, 힘차게 걷는 아이들은 그 길의 주인공입니다.
삼삼오오 조잘거리며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른들의 심신도 저절로 가벼워집니다.
아이들이 지나간 등굣길은 새 학년의 풋풋한 기대와 희망의 이야기들로 채워집니다.
 어떤 친구를 만날까? 어떤 선생님을 만날까? 아이들의 얼굴엔 기대와 흥분으로 웃음꽃이 번집니다.

▲ 문경근주필
3월은 어른들도 다시 힘을 내는 달입니다.
아이들의 신선한 약동을 보면 어른들도 덩달아 발걸음에 힘이 실립니다.
연초의 다짐이 차분한 기원이라면, 3월의 다짐은 행동입니다.
새해 첫날의 결심이 작심삼일(作心三日)의 덫에 걸려 자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3월은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달이 되기도 합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물오름 소리와 아이들의 희망찬 발걸음에 편승하여, 다시 작심(作心)하는 구실을 찾는 것도 결코 탓할 일은 아닌 듯싶습니다.

3월은 ‘물오름 달’입니다.
산과 들에 물이 오른다 하여 그처럼 예쁜 이름으로 불린다 합니다.
산골마을에서 자연을 친구 삼아 지내는 아이를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물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며 나무에 청진기를 들이대던 그 아이의 엉뚱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지금 생각하니 그 아이는 물오름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던가 봅니다.

지난 겨울엔 인간에 대한 자연의 경고가 유난히 잦았습니다.
예측조차 어려운 기상이변을 보면서, 인간이 저질러 놓은 지구 온난화와 자연 훼손을 탓하는 소리도 드높았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부메랑이 되어, 우리의 발등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폭설과 한파에 시달리면서 자연과 인간이 한 몸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절감했습니다.
이런 경고 속에서도 자연은 어김없이 우리에게 봄을 안겨 주며, 물오름 소리도 함께 들려줍니다.

오른 물은 잎을 만들고 꽃을 피우며 이내 열매를 맺게 할 것입니다. 그래서 3월의 물오름은 성스러운 과정이며 감사와 경외(敬畏)로움의 대상입니다. 
 '물오름 달' 3월에는 산야가 기지개를 켜고,
아이들이 약동하며, 어른들도 그걸 보며 다시 힘을 내는 달입니다.
3월은 모두가 물이 오르는 달입니다.
#편집자주-지난 2월 정읍영산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 퇴임하신 문경근님은 지난 3월2일부터  밝은신문 주필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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