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비건립추진위원회’ 이끈 나카쓰카 아키라 일본 나라여자대학 명예교수 폐암으로 별세 

사진설명-올해 1월 일본 교토부 기즈가와시에 있는 나카츠카 교수님 자택 현관앞에서 고 나카츠카 아키라 교수(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폐암투병 문병차 방문한박맹수전원광대총장(앞줄 맨 왼쪽)등 한국 방문단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설명-올해 1월 일본 교토부 기즈가와시에 있는 자택 현관앞에서 고 나카츠카 아키라 교수(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문병차 방문한 박맹수전원광대총장(앞줄 맨 왼쪽)등 한국 방문단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동학농민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비건립추진위원회’를 이끌었던 나카쓰카 아키라(95) 일본 나라여자대학 명예교수가 사죄비 제막을 하루 앞둔 지난 29일 저녁 일본 현지에서 영면에 들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동안 한일동학기행단을 견인했던 고 나카쓰카 아키라(95)교수는 일본측 대표를 맡아 한국측 대표인 박맹수전원광대총장과 한일동학기행과 한일 공동 심포지움을 통해 나주동학혁명의 역사를 복원하고 세계평화의 초석을 이끌어 나주 사죄비 건립에 주춧돌을 놓은 일본 역사학계의 대부였다. 

30일 오전 11시 나주역사공원(나주시 죽림동 60-33)에서 열릴 ‘동학농민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비’ 제막식을 앞둔 행사 준비위원측도 행사 전날 갑작스럽게 날아든 나카쓰카 아키라교수의 영면소식에 분주하게움직이는 등 숙연한 추모 분위기 속에 행사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박맹수 전원광대총장
박맹수 전원광대총장

지난 29일 박맹수 전원광대총장은 본사와의 인터뷰에서 "나주 동학농민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비 제막식을  하루 앞둔 지난 29일 저녁 일본인 참가자  30명을 맞아 시민교류회가 열리고 있던 나주 행사장에 교류회장을 통해 일본으로부터 급보가 전해져 충격에 휩싸였다"며 "'일본의 양심'으로 불리며 나주 사죄비 건립 일본측 추진위원장을 맡아  사죄비문 초안과 성금 모금등에 전력해 오던 나카츠카 아키라 나라여자대학 명예교수님의 영전에 신의 은총을 구한다"고 말했다. 

나주사죄비건립 한국측 공동추진위원장을 맡은 박 전총장은 " 나주사죄비 제막식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동시에 한일시민 함께  나카츠카 교수께서 평생  노력해온 조선침략과 식민지배의 가해자인 일본의 진정한 반성을 통한 한일간의 화해를 실현하며 나아가 동아시아 평화와 세계평화의 실현을 위해 한일양국의 양심적 시민들의 연대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30일 나주 역사공원에 세워진 나주사죄비에도 나카쓰카 아키라교수의 애절한 사죄에 대한 역사의식이 담겨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나주 현지에서 만난 동학연구자인 박맹수(68) 전 원광대 총장은"역사적인 나주 사죄비 건립을 앞두고 나카츠카 교수님의 병세가 호전되길 간절히 바랬는데 제막식 하루 전에 비보가 전해져 안타깝기 그지 없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박 전총장은 "전라남도 나주시에 ‘사죄비’ 건립이 이루어지기까지 일본 측에서 많은 분들의 헌신적인 노고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올해 95세의 고령으로 현재 폐암 투병 중이셨던 나카츠카 아키라 교수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이번 ‘사죄비’ 건립은 불가능했을 것이다"며 "나카츠카 교수님께서는 앞장서서 일본 시민들께 ‘사죄비’ 건립기금 모금에 참여해 줄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하였을 뿐만 아니라, 비문 초안을 비롯한 실무적인 준비에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다"고 안타까워 했다.   

박 전총장은 "그는 나주 동학농민운동 사죄비 건립 추진위원장으로 이노우에 교수와 함께 나주에 동학농민운동 당시 일본군의 학살에 대해 통절한 사죄의 마음으로 위령비를 세울 것을 제안한 시대의 양심이었다"고 회고했다. 

나주사죄비
나주사죄비

‘일본의 양심’인 나카츠카 교수는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제국주의일본이 자행한 조선 침략의 역사를 1차 사료 발굴을 통해 하나하나 밝혀냈으며 뜻있는 일본 시민들에게 과거 제국주의 일본이 조선을 어떤 식으로 침략하고 조선 사람에게 어떤 막대한 피해를 입혔는가를 ‘현장’에서 알리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한일 시민이 함께 가는, 동학농민군 역사를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답사프로그램을 박 전총장과 함께 만들어 지금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한일 양국 답사단을 이끌어 왔다. 

이와함께 나카츠카 교수는 지난 2004년 고창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선정한 ‘녹두대상’ 을 수상했으며 지난 2014년에는 소장하고 있던 귀중한 책 1만 5천여 권을 전라남도 도립도서관에 기증하는 등 ‘한국사랑’을 몸으로 실천한 "일본 역사학계의 양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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