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칼럼-문은희전도사>‘내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는 일이 빚을 청산하는 일’

▲ 빚진자로 사는 것은 거미줄에 매달린 거미처럼 순종의 도를 아는 것이다
지난 주일 목사님께서 오후예배 설교하라 말씀하실 때 할렐루야로 답했다.
제작년 겨울 목사님이 매월 한차례씩 설교 준비하라고 하실 때 예라고 답했다.
그러나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오히려 주일에 결석까지 했다.
그 이후 목사님께 마음에 빚이 생겼는데 빚을 갚을 기회를 주셔서 나도 모르게 할렐루야가 나온 것 같다.
또 빚 이야기가 있다. 신대원 2년차에 영국으로 오엠 선교회가 주관하는 컨퍼런스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때 비행기 삯이 모자라 처음으로 돈을 빌렸다.
모슬림 여인들과 아이들에게 전도하러 간 외국 땅에서 낮에는 전도하고 새벽에는 어떻게 그 빌린 돈을 갚아야 할지만 기도했었다.
귀국하자마자 1년 반 동안 알바하면서 열심히 돈을 모아 갚았다.

지금도 빚이 있다.
교회와 초등부에 빚이다.
결석하는 사역자를 나무라지 않으시고 기다려주셔서 참 감사드린다.
그래서 토요일에 전도하러 오는 거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기쁨이 있다.
피곤하지 않느냐고 염려해주시는 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주중에 근무하는 회사에도 빚이 있다.

작년 말 갑자기 입원하면서 해고처리되었다.
4개월여 경제적으로 어려웠다.
가장은 아파도 안 되고 매월 급여가 끊겨도 안 될 것 같다.
막막할 때 뜻밖에 재입사 기회가 주어졌다. 허리는 완쾌되지 않았지만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고마운 빚을 졌으니 열심히 일해야 했다. 1월은 일주일에 이틀을 근무하고 2월은 나흘 그리고 4월 닷새 5월부터 주6일 근무하게 된다.
하나님이 일해 주셔서 회원 수가 늘어나 평균 10시 반에서 11시에 퇴근한다.

일은 9시- 9시 반 쯤 마치고 체육관에 들려 허리 근육 만드는 운동하느라 귀가 시간이 늦어진다.
저로서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일도 건강도 잃었다가 다시 찾은 것이어서 그런지 꼭 빚을 진 것만 같다.
1월 2월은 새벽에 기도할 때면 초등부 전도기도하고 오늘 할 일, 한 달 목표, 1년 계획 그리고 먼 미래의 소망을 아뢰는 게 많았다.
새로 주신 하루를 감사하고 만나는 사람들, 밟는 땅을 축복했다.
그러면서 만나를 알았다.

기도하는 제목들 계획들마다 어떻게 할지 생각나게 하시고 마음을 주시면 준비하고 그러면 일이 만들어졌다.
할렐루야!! 그런데 2월이 지나면서 몸에 무리가 왔다.
새벽에 일어나는 시간이 30분, 한시간씩 점점 늦어지면서 기도제목이 바뀌었다.
오늘 하루를 살아갈 힘을 주십시오.
주어진 일을 부지런히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리고 최근에는 하나님 제가 오늘 하룻길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로 고백한다.

그래서 출애굽하고서 광야를 걸어야 했던 이스라엘의 여정 고충을 이전과는 다르게 묵상하게 되었다.
불평하는 것이 이해가 되었고 그런 그들의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하나님 마음이 참 고마웠다.
열 가지 재앙도 경험하고 홍해도 직접 건넜다.
기적을 만났지만 알 수 없는 여정이다, 하늘에 구름기둥, 불기둥이 있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앞서간다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걸어야 한다.
어디로 얼마만큼 언제까지 가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무작정 걸어야 한다.
구름기둥 불기둥을 쳐다볼 때면 마음을 추스르기도 하겠지만 덥고 춥고 목마르고 점점 지쳐간다.

하루 이틀 한 달은 최선을 다할 수 있다. 긍정적으로 적극적으로 모세를 지지할 수 있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나고 반 년, 일 년이 지나면 다르지 않을까?
아파도 쉬고 싶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아이도 노인도 혹 임신을 해도 걸어야 한다.
어제까지 민수기를 다 읽었다.
수요기도회에서 만나 이야기로 이스라엘 사람들이 고기 반찬 불평하는 것이 이해가 된다고 말씀드렸다.

그 뒤로도 그들의 여정이 참 고달팠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지도자인 모세는 모세대로 늘 불평하는 사람들 안티와 지내야 한다.
혹자는 모세의 기질이 우울질이라고 한다.
우울질은 자기열등감이 심한 반면 일처리는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편이다. 하나님이 일러주신 대로 대열이 만들어지지 않거나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보통 사람들보다 배는 마음이 어려웠을 것이고 자신이 못나서 그런 것인양 고민도 많았을 거란 짐작이 어렵지 않다.
이스라엘의 출애굽 여정은 그렇게 만만치 않았다.
약속하신 가나안까지 애굽을 탈출하고 홍해를 건넌 것은 공짜이다 하나님이 하신다.
그러나 은혜 뒤에 감당해야 할 수고가 있다.

그래서 우린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말씀이 있고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말씀하시지 않는가! 수고하며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은 모두 내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는 마음에 쉼을 얻을 것이다.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할렐루야!!
예수님은 지치고 절망하고 일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필사적으로 하나님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선을 행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말씀하신다. 내게로 오라고 초청하신다.
본문의 수고하는 사람 지친 사람이란 단순히 자기 일 하다 피곤한 사람이 아니다.

하나님을 찾다 찾다 지친 사람을 가리킨다. 삶이 고달플수록 하나님께 부르짖는 사람이다.
네 어깨에 무거운 짐이란 당시 종교 규칙 규율 계명을 말한다.
마23:4에서 예수님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새인들에게 너희는 지기 힘든 무거운 짐을 묶어서 남의 어깨에 지우지만 자기들은 그 짐을 나르는데 손가락도 꼼짝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신 적이 있다.

예수님은 우리 어깨에 내 멍에 예수님의 멍에를 매라고 말씀하신다.
그의 멍에는 계약의 멍에 하나님 나라의 멍에 그리고 하나님의 멍에이다.
예수님이 지워주는 멍에는 쉽다고 하신다.
쉽다는 말은 꼭 맞다, well-fitting이다.
당시 소 멍에는 나무로 만들었다.
소를 데려와서 치수를 재면, 대충 모양을 만들어 다시 소를 데려와 씌웠다고 한다.

멍에는 주의 깊게 조정되어야 잘 맞지, 목을 문질러 벗겨지게 하면 안 된다. 멍에는 소에게 맞춤옷과 같다.
전설에 의하면 예수님은 갈릴리 마을에서 최고로 멍에를 잘 만들었다고 한다.
인근 마을 사람들도 예수님에게 멍에를 사려고 몰려 왔다고 한다.
그 당시에도 지금처럼 가게 위에 간판이 있는데 잘 알려진 목수 가게 간판이 ‘내 멍에는 꼭 맞습니다 즉 내 멍에는 편하다’였단다.
그래서 예수님도 공생애 전에 일하셨던 경험을 살려 목수가게의 글을 인용하신 것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내 멍에는 편합니다 꼭 맞습니다가 무슨 뜻이겠는가?
예수님이 주시는 짐은 절대 목을 아프게 하거나 껍질을 벗기게 하는 것이 아니다, 내게 꼭 맞게 재단해서 주신 것이다.
아버지가 주시는 것, 지금 내가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우리 필요, 우리 능력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것을 주신다.

내 짐은 가볍다는 내 짐이 감당하기가 쉽다는 말보다 사랑으로 감당하게 하신다는 말이다.
아무리 무거운 짐이라도 사랑이 있으면 가벼워지고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한다면 우리의 짐이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임을 알아가게 된다.
그 때 우리의 짐은 우리가 부르는 노래가 된다.
아침에 억지로 일어나 하나님 오늘 하룻길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기도하고 난 후 구약 시편 잠언을 소리내어 30여분 정도 읽는다.
출애굽 백성은 읽을 수 없는 말씀을 지금은 읽을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레위기서는 읽는 동안은 딱딱하고 지루했지만 삶의 지친 여정에서 꼭 필요한 것은 예배이고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해야 한다는 발견을 건졌다.
하룻길이 자신 없지만 시편을 읽다가 하나님을 찬양하는 구절, 그분이 창조하신 온 만물이 소리 높여 그분을 높이는 구절, 어디 계시냐는 자조적인 목소리, 내게 피할 바위이시고 힘주시는 분이시라는 구절 구절들을 읽다보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그분이 공급하시는 힘이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이사야도 구원의 우물에서 기쁨으로 물을 길을 것이라(사12:2)고 하지 않았는가?

말씀을 읽고 하루 일과를 다시 시작한다.
얼굴은 눈물로 얼룩져도 마음은 생기충만이다.
어릴 때 시골 할머니 댁에 자주 보내졌다.
할머님은 일찍 혼자 되셨는데 새벽마다 어디론가 나가셨다가 꼭 노래 한 곡 흥얼거리면서 집에 오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가신 곳은 새벽 기도하러 가신 교회였고 노래는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찬502장)라는 찬송가였다.
할머니는 방으로 바로 들어오시지 않고 다시 찬송을 부르시면서 어디론가 가셨다.

어디 가셨을까요?
우물에 물을 길으러 가셨다.
좁고도 가파른 골목을 지나 이마에 무거운 물동이 이고 조심조심 오시면 그 물이 손주 밥 끓일 물도 되고, 국 끓일 물도 되고, 맛있는 숭늉도 된다.
나중에 마당 한가운데 펌프가 설치되기 전까지 할머님은 가파른 길을 눈길이든 빗길이든 어김없이 물을 길어 오셨다.
시간 없다고 바쁘다고 내일 한다고 미루다간 그날 마실 물은 없다.
매일 아침에 기도와 말씀 안에서 하루를 살아갈 은혜를 길으시길 바란다.
헌신을 다짐하는 3남선교회원들도 아버지로 남편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살벌한 요즘 세상에서 가장으로 또 아버지의 아들로 살아가기에 꼭 필요한 은혜를 매일 아침 기도와 말씀에서 필사적으로 퍼올리시길 바란다.
그렇게 퍼올려야 광야같은 하룻길을 살아갈 생기도 되고 힘도 되고 남을 향해서 웃을 수 있는 친절도 되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할 의미도 되고 성실할 이유가 될 것이다.

제일 큰 빚은 하나님에게다.
천지가 창조되기까지 우주 생성 당시 시간으로는 150억년이란다.
그 긴 시간동안 하나님은 인간인 우리를 위해 그리고 약하디 약한 나를 위해 지구를 창조하시고 성실하게 운행하시고 다스리신다.
그것만으로도 매일 아침 눈을 떠 하루를 맞이하고 생명 주셔서 살아있다는 사실이 그분에게 빚을 져도 큰 빚을 졌다.
빚진 자의 삶은 다른 게 아니다.
주어진 삶을 필사적으로 성실하게 살고 필사적으로 하나님을 찾는 데 있다. 예수님이 지워주시는 멍에를 매고 그분에게 배우는 삶이다.

<편집자 주>필자인 문은희전도사는 정읍중앙교회 교육전도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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