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정읍지역 종교. 시민사회단체 성명서 발표

▲ 사진은 한농연행사모습/특정사실과 관련없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정읍지역 농민단체와 일선 농협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정읍지역 종교 시민사회단체가 팔을 걷고 나서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읍지역 종교계,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는 22일 ‘농.농 갈등 상생으로 풀어가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단체는 성명서에서 현실적인 수매적정가로 4만5천원을 제시했으며 양측의 원만한 해결책 마련을 위한 형사고발의 취하를 제시했다.

이와함께 이 단체는 일선 농민과 농협이 중재안을 수용할 수 있도록 정읍시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성명서 전문이다.


‘정읍지역 농민-농협 갈등 해결을 바라는 종교 시민사회단체 성명서

‘농-농 갈등 상생으로 풀어가자!’


어느새 다섯달이 되었다. 지난해 가을걷이 후 나락문제를 두고 빚어진 농민과 농협간 갈등이 장기화를 넘어 이제는 시청과 농협 앞에 쌓아둔 나락이 썩어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농민들이 피땀 흘려 생산한 나락이 깊고 깊은 갈등의 틈바구니 속에서 썩어가는 것을 보면서, 정읍시민이라면 누구나 똑같은 안타까움을 느낄 것이다.

다행히 최근 일단 나락부터 치우고 논의하자는 의견들이 모아져 적재나락들이 속속 처리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수개월간의 싸움 속에 발생한 상처와 깊은 갈등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나락 가격 폭락문제는 농협과 농민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싸워서 해결될 사안이 전혀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쌀 지원 중단, 최소시장접근(Minimum Market Access) 수입물량 증가, 2년에 걸친 풍작, 정부와 농협의 무대책 등으로 지난해 쌀대란은 진작부터 예상되었다.


78만 가마에 이르는 2008년산 재고미의 적체가 현실로 다가오자, 농민단체들이 2009년11월9일 1차 나락적재를 시작했다. 그리고 정읍지역 6개 농협 조합장들은 2008년산 나락적자가 조합경영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 2009년11월20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조곡40kg당 44,000원으로 벼 수매가격을 단일화하였다.


그러나 농민단체들은 조합장들의 결정을 가격담합으로 간주하고, 조합장들이 정읍지역 나락을 덤핑나락으로 만들었다고 반발하며,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하였다. 농민단체들은 지역별 대규모 나락적재, 천막농성, 농민집회, 마을좌담회, 단식농성, 서명운동, 조합장 낙선운동 및 해임요구 등 다양한 투쟁을 전개했다.


싸움의 초점이 정부에서 농협으로 옮겨가서, 안타깝게도 ‘농-농 갈등’의 불이 붙은 것이다. 이로써 농민-농협간 거리는 갈수록 멀어져갔다. 이 과정에서 사상 초유로 농협이 농민 조합원들을 고발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상황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마치 황새와 조개가 서로 물고 싸우다가 어부한테 붙잡혀 가는 상황과 같다. 농민과 농협이 서로 싸우다가 공멸하는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


농민과 농협은 이제 서로의 자존심을 모두 버리고 각자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 농민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들을 제값받고 팔 수 있도록, 농협은 시장논리에만 치우치지 말고 협동조합의 본분을 되새겨보아야 할 때이다. 농민단체들도 나락적재나 과격시위 등 과거의 투쟁방식에서 벗어나 참여와 협상으로 협동조합의 개혁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농민이 살아야 농협도 살고, 농민이 죽으면 농협도 죽는다. 농협이 살아야 농민도 살고, 농협이 죽으면 농민도 죽는다. 정읍 종교 시민사회단체는 농민과 농협이 대립과 갈등이 아니라 상생과 화해의 정신으로 해결되기를 기원한다.



종교 시민사회단체의 중재안


1. 농민도 양보하고 농협도 양보한 45,000원을 기준으로 수매하라.

다만, 지역농협의 경영 상황에 따라 차등으로 나락 값을 결정하라.


2. 조합장들은 형사고발한 사건들을 즉시 취하하라.

농민들이 생존권 문제 때문에 일으킨 사건이기 때문이다.


3. 농민과 농협이 중재안을 수용할 수 있도록, 정읍시와 정치권은 적극 노력하라.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해서는 아니된다.


2010년 3월


정읍지역 종교계, 시민단체 연석 회의

미륵암 자윤 스님

벽련암 대우 스님

원불교 태인교당 박도범 교무

정읍제일교회 김천영 목사

천주교 시기동성당 권희복 신부




민주노동당 정읍시위원회 위원장 이병태

민주노총 정읍시지부 사무국장 양병락

(사)정읍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이사장 조광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읍지회 전회장 박래철

정읍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 심요섭

정읍경실련 대표 고세창

참교육학부모회 회장 장세희

최덕수열사 추모사업회 회장 이갑상

저작권자 © 새백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