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이야기-전북 정읍 농촌마을로 귀농해 도예공방 문을 연 김보정작가>
“불혹을 넘어 떠난 여행스케치”
‘토얼 갤러리’ 김보정작가는 지난해 용감하게 귀농을 선택했다.
전북 정읍시 옹동면에 둥지를 튼 김보정 작가의 하루는 고소한 한 잔의 커피로 시작한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후회는 없다.
경북 경산시 결혼 후 도자기 공방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작품 활동을 하던 김 작가는 어느 날 남편으로부터 ‘기습공격’을 받았다.
“고향으로 돌아가자”
결혼 후 시댁을 방문할 때 마다 느꼈던 ‘귀소본농’이 김 작가의 내면에도 살아 숨 쉬고 있었다.어린 시절부터 도전정신이 유달리 강했던 그 녀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김 작가의 새로운 터전인 옹동면(瓮東面)은 ‘독 옹’자를 쓴다.|
마을 어르신들에게 여쭤보니 원래 옹기터가 있던 유명한 곳이었다.
김 작가는 원래 서울토박이다.
외갓집이 경북 경산에 있어 결혼 후 자연스럽게 생활터전을 그곳에 잡았다.
도자기와 인연은 ‘꿈 많던 여고생’ 시절이었다.
지난 2002년에는 전국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해 큰 상도 받을 만큼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도 전북도내 대회부터 도전장을 내볼 계획이다.
최근 완공한 자신의 현대식 건물 곁에 있는 한옥을 펜션으로 개조해 단장을 마쳤다.
고풍스러운 기와의 자태를 보니 족히 100여년이 넘는 세월을 안고 있었다.
도예체험과 연계해 ‘농촌에서의 하룻밤’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현대적 감각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건축미가 돋보인다.
남편 권순범씨의 외조도 농촌마을에 ‘예술촌 르네상스’를 꿈꾸는 김 작가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비타민’이다.
최근에 마을 어귀에 한옥 대목장인 ‘야산’ 임국현사장과 동행하는 예술인들과 함께 공동작업장 행태의 예술인촌을 만들기 위한 부지도 확보했다.
요즘 김 작가는 불혹의 나이를 넘어 ‘속일 줄 모르는 흙’에서 새로운 인생의 좌표를 발견했다.그녀는 흙하고 노는 것을 가장 즐거워하는 사람이다.
앞으로 수강생들이 모이면 다양한 작품을 모아 상설 전시회도 해 볼 계획이다.
‘도자기 삶에 물들다’
흙의 신비가 살아있는 그녀의 ‘토얼 갤러리’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누구나 엔돌핀이 자연스럽게 솟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김 작가와의 인터뷰를 위해 갤러리를 찾았을 때 이 동네에 사는 외할아버지의 권유로 전북 전주에서 온 아이들이 도자기 체험에 빠져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올해로 27년째 흙과 함께하고 있는 김 작가는 무료한 여생을 보내고 있는 동네 어르신들에게도 도자기 체험을 권해볼 생각이다.
“그냥 흙이 좋았어요”
아무도 속이지 않는 흙의 속성이 불혹의 나이를 넘어 ‘거울 앞에 선 누이’에게 새로운 행복의 메시지를 던져줬다.
그 녀는 유달리 ‘행복’이라는 단어를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김 작가의 얼굴에는 늘 웃음꽃이 함께한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떠난 농촌마을이 많잖아요. 도자기 공방이 도시와 농촌을 잇는 플랫폼이 되어 대화와 소통 그리고 치유과 힐링이 있는 가족놀이터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 작가는 “흙은 자유이며 사랑이다”며 “자유로운 영혼을 흙에 담아내는 사람 냄새나는 사람들은 언제나 환영한다”고 환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