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이야기-전북 정읍 농촌마을로 귀농해 도예공방 문을 연 김보정작가>

▲ '토얼 갤러리'김보정작가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작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불혹을 넘어 떠난 여행스케치”
‘토얼 갤러리’ 김보정작가는 지난해 용감하게 귀농을 선택했다.

전북 정읍시 옹동면에 둥지를 튼 김보정 작가의 하루는 고소한 한 잔의 커피로 시작한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후회는 없다.

경북 경산시 결혼 후 도자기 공방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작품 활동을 하던 김 작가는 어느 날 남편으로부터 ‘기습공격’을 받았다.

“고향으로 돌아가자”
결혼 후 시댁을 방문할 때 마다 느꼈던 ‘귀소본농’이 김 작가의 내면에도 살아 숨 쉬고 있었다.어린 시절부터 도전정신이 유달리 강했던 그 녀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김 작가의 새로운 터전인 옹동면(瓮東面)은 ‘독 옹’자를 쓴다.|
마을 어르신들에게 여쭤보니 원래 옹기터가 있던 유명한 곳이었다.

김 작가는 원래 서울토박이다.
외갓집이 경북 경산에 있어 결혼 후 자연스럽게 생활터전을 그곳에 잡았다.

도자기와 인연은 ‘꿈 많던 여고생’ 시절이었다.
지난 2002년에는 전국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해 큰 상도 받을 만큼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도 전북도내 대회부터 도전장을 내볼 계획이다.

▲ 농촌마을에 둥지를 튼 '토얼 갤러리'김보정작가의 흙사랑은 남다르다.

최근 완공한 자신의 현대식 건물 곁에 있는 한옥을 펜션으로 개조해 단장을 마쳤다.
고풍스러운 기와의 자태를 보니 족히 100여년이 넘는 세월을 안고 있었다.
도예체험과 연계해 ‘농촌에서의 하룻밤’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현대적 감각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건축미가 돋보인다.

남편 권순범씨의 외조도 농촌마을에 ‘예술촌 르네상스’를 꿈꾸는 김 작가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비타민’이다.
최근에 마을 어귀에 한옥 대목장인 ‘야산’ 임국현사장과 동행하는 예술인들과 함께 공동작업장 행태의 예술인촌을 만들기 위한 부지도 확보했다.

요즘 김 작가는 불혹의 나이를 넘어 ‘속일 줄 모르는 흙’에서 새로운 인생의 좌표를 발견했다.그녀는 흙하고 노는 것을 가장 즐거워하는 사람이다.
앞으로 수강생들이 모이면 다양한 작품을 모아 상설 전시회도 해 볼 계획이다.

‘도자기 삶에 물들다’
흙의 신비가 살아있는 그녀의 ‘토얼 갤러리’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누구나 엔돌핀이 자연스럽게 솟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김 작가와의 인터뷰를 위해 갤러리를 찾았을 때 이 동네에 사는 외할아버지의 권유로 전북 전주에서 온 아이들이 도자기 체험에 빠져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올해로 27년째 흙과 함께하고 있는 김 작가는 무료한 여생을 보내고 있는 동네 어르신들에게도 도자기 체험을 권해볼 생각이다.

“그냥 흙이 좋았어요”

아무도 속이지 않는 흙의 속성이 불혹의 나이를 넘어 ‘거울 앞에 선 누이’에게 새로운 행복의 메시지를 던져줬다.

그 녀는 유달리 ‘행복’이라는 단어를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김 작가의 얼굴에는 늘 웃음꽃이 함께한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떠난 농촌마을이 많잖아요. 도자기 공방이 도시와 농촌을 잇는 플랫폼이 되어 대화와 소통 그리고 치유과 힐링이 있는 가족놀이터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 작가는 “흙은 자유이며 사랑이다”며 “자유로운 영혼을 흙에 담아내는 사람 냄새나는 사람들은 언제나 환영한다”고 환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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