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시- 시인 조재형 묵독

▲ 조재형 시인은 전북 부안 출생으로 2011년 시문학에 등단해 시집 `누군가 나를 두리번거린다` 등이 있으며 `포지션문학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법무사협회 부안지부장`으로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제15회 푸른시학상을 수상했다.<편집자 주>
▲ 조재형 시인
이 아침의시- 시인 조재형 묵독

‘묵독’

                                              조재형

당신을 읽는 중입니다
읽을수록 손을 놓을 수 없습니다
가슴을 열람하고
옆구리를 빌립니다
모음으로 된 당신의 뼈
자음으로 된 당신의 살
감탄 부호로 찍힌 음성
수억의 관문을 뚫고 입성한 내가
가장 잘한 일이 있다면
당신을 열독한 일입니다
언제일까요
폐문을 맞이하는 날
이별을 박차고 이 별을 나설 테지만
당신이라는 양서를 택한 나는
우등 사서(司書)입니다
누군가 당신을 복사할까봐
차마 낭독할 수 없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아무도 모르게
당신을 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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