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미국 달라스 탁병진,이연홍부부의 편지
미국 달라스에서 유학중인 탁병진, 이연홍부부의 ‘사부가’
아버지 이규태씨 회갑 맞아 태평양을 건너온 애뜻한 사연담은 사랑의 편지

사랑하는 아버지께
태평양 건너 멀리 미국 땅에서 부모님의 기도로 은혜 가운데 살고 있는 큰딸 연홍, 사위 병진 인사드려요. 마음만큼은 아버지가 계신 고향에 단숨에 달려가고 싶은데 온 가족이 모여 아버지의 생신을 축하하는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함을 용서해 주세요.
어린 시절 저에게 기억되었던 아버지의 연세는 40대이셔서 언제나 그 자리에 계실 것만 같았는데 아버지의 사랑의 수고를 먹고 자란 저희 삼남매 모두 어느새 나이 서른이 넘었으니 유수와 같은 세월의 빠름을 다시한번 실감하게 됩니다.
아버지의 얼굴에 주름이 생길 때면 어서 빨리 어른이 되어서 부모님을 편하게 해 드려야지 다짐하곤 했는데 아버지의 예순번째 생신을 맞이하는 지금 여전히 부모님의 걱정거리의 주인공이지 않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 미국 달라스에서 유학중인 탁병진,이연홍부부가 사랑과 존경을 담은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아버지의 깊은 주름살은 우리 삼남매에게 가족을 위한 헌신의 흔적처럼 기억됩니다.
좀 더 편하고 아버지의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닌 자녀들을 위해 오직 성실하게만 살아오신 삶이셨지요.

봄, 여름, 가을.... 묵묵하게 땅을 벗 삼아 굽은 허리를 펼 틈 없이 지내시던 우리 아버지.
땅은 성실하게 일하는 자에게 거짓말 하지 않을 거라는 아버지의 무언의 외침이 어느새 우리 삼남매의 삶에 지표가 되었습니다.
자녀는 아버지의 등허리를 보고 자란다고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저희가 아버지를 보고 살아왔듯이 건영이가 그리고 미래의 저희 자녀들이 저희들을 보고 자라겠지요.

드럼과 트럼펫을 연주하시는 모습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시는 우리 아버지!
아버지에게 환갑이라는 나이가 어색하리 만큼 어울리지 않습니다.
마을에서는 아직도 청년회로 활동하실 만큼의 열정과 힘이 있으시고, 교회에서도 꿈을 가지고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우리 아버지.
무엇이든지 순수한 마음으로 배우려고 노력하시는 아버지의 젊은 열정 앞에 오히려 저희가 부끄러울 뿐입니다.
오늘도 새로운 것을 도전하시는 아버지의 젊음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 유학을 떠나기 전 함께 찍은 가족사진.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인생을 즐길 줄 아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뜨거운 여름날이나 추수로 분주한 가을철 쉴 틈이 없으시던 때에도 지금 자신이 하시고 있는 일이 즐겁다 하시며 여유를 보여주셨지요.
인생을 싸우며 쟁취하는 거라고 세상 사람들은 말했지만 저희들이 본 아버지의 인생은 나누며 돕는 거라고 말씀하시는 듯 했습니다.
아버지의 삶에 그동안 나누셨던 사랑의 씨앗들이 큰 나무가 되어 때론 저희 삼남매의 인생의 여정에 그늘이 되어주곤 합니다.

아버지!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가족을 위한 사랑의 수고 저희 모두 잊지 않고 감사한 마음으로 더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아버지께 실망시키지 않는 모습으로 저 역시 미국 땅에서 건강하고 힘있게 살아가겠습니다.
내가 뒤를 돌아 보면 언제나 나를 지지해 주실 아버지가 계신다는 생각이 제겐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미국에 있는 저희를 위해 늘 기도하고 계실 아버지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아버지의 예순번째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아빠~~~! 사랑해요!

2010년 1월 10일
미국 텍사스에서 큰딸 연홍 사위 병진 드림


#편집자주-미국달라스에서 유학중인 탁병진,이연홍부부가 정읍시 태인면에 거주하는 아버지 이규태씨의 회갑연을 맞아 자리를 함께하지 못한 애뜻한 마음을 담아 보내온 편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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