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차이야기/갤러리 정(井) 정명성사장>‘국민은행 지점장 뒤로하고 차와 함께 시작한 제2의 인생’
차이야기·갤러리 정(井) 정명성사장의 후반전 인생은 ‘아름다운 차향’

▲ 차이야기와 갤러리 정(井)을 운영하는 정명성사장은 차향과 묵향에 묻혀 삶의 진리를 찾고 있었다.
외할머니가 살림을 차리고 엄마가 자라나고
방학때면 놀던 외갓집 문짝.
친구들이 찾아와 그 문짝위에
아름다운 마음으로 창호지 대신 발랐습니다‘
차향 그윽한 차이야기와 갤러리 정(井)을 단장한 정명성사장.

그는 그의 인생 후반전 출사표를 묵향에 묻혀 이렇게 적었다.
‘실크로드’에 버금가는 ‘티(茶)-로드’를 만들고 싶어하는 정 사장에게는 뭔지모를 사람의 향기가 묻어난다.
‘그냥 차가 좋아’ 갤러리 정을 찾는 소시민들이 정 사장의 인생반려자들이다.
‘다유락(茶遊樂)’의 차이야기와 갤러리 정(井)의 문을 설레임으로 두드렸다.

▲ 차이야기 벽을 장식한 시와그림
정명성사장을 만난 것은 여름이 살포시 모퉁이를 돌던 지난달 중순께였다.
갤러리 井 개관 기념으로 열린 ‘엄마의 장롱전’이 마무리 되고 향토작가인 도예가 기 곤씨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차이야기에서 함께했다.
‘의리의 돌쇠’를 연상시키는 외모와 섬세한 차이야기 속에 빠져들며 다음 약속을 잊어버렸다.

그는 3년전까지 잘나가던 국민은행 지점장이었다.
틈이 나면 인사동 찻집에서 인생을 반추하던 정 사장은 ‘정읍차’의 매력에 빠진 이후 치열한 정글의 법칙이 난무하는 일상의 탈주를 시도했다.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다.

주택은행에서 시작된 정 사장의 금융인 인생은 국민은행 지점장을 마지막으로 만 20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솔직히 두려움도 있었고 주변의 만류도 많았다.
정 사장이 차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3년 인사동에서 만난 스승인 박희준씨와의 만남이었다.

그는 스승과 함께 하동야생차축제와 보성 다향제등 차축제를 진행하며 오묘한 차의 세계에 더욱 빠져들었다.
지역 예술인들에게 작지만 아기자기한 전시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어 지난 5월1일 차이야기·갤러리 정(井) 문을 열었다.

특히 가정의 달이었던 5월 긴 세월동안 ‘엄마의 장롱’ 속에 차곡차곡 쌓인 세월의 흔적을 더듬어 보고 싶었다.
‘엄마의 장롱’ 전시장을 찾은 손님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시간여행’을 하며 그는 실크로드를 떠올렸다.

일제강점기의 ‘차(茶) 수탈사’를 고증하고 역발상을 가미해 한국과 일본 사이를 잇는 ‘티-로드’를 구상하고 있다.
천원역을 중심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정읍차’의 명성을 정리하고 되찾고 싶은 게 정 사장의 소박한 바램이다.

▲ 정명성사장이 깔끔하게 단장된 차이야기와 갤러리 정(井)에서 자신이 생산한 멍이네 청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차이야기·갤러리 정(井)의 차 테이블에는 백운 다헌 석전등이 명명되어 있다.
이곳을 찾는 누구든지 5천원만 내면 고산차 무이암차 보이차 녹차 황차 홍차등 자신이 좋아하는 차를 골라 직접 우려먹으면 된다.
차를 통한 ‘힐링’이 또다른 매력이다.

정 사장은 불교포커스라는 미디어에 삽화도 그리고 있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선물’이라 했다.
‘멍(?)때리는 기발한 발상을 하는’ 정 사장의 ‘티로드’등 우직한 생각이 현실화 되길 기도한다.
‘오십이 지천명.
오십이면 천명을 알아야한다?
그게 천명이라면야…
천개의 찻잔을 준비해야겠군…’<2013.1.3 멍이네차이야기>

‘정(情)은 정(井)입니다.
우물이고 샘이지요
비춰보면 하늘 속의 내가 보이고요
깊은 추억속의 내가 보입니다’
‘사람 좋은’ 천명을 알고 그들을 위한 천개의 찻잔을 준비하면 역설의 의미지만 ‘무소유의 진리’를 아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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