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정읍성폭력상담소 박종숙소장 칼럼>‘성폭력 예방 의식으로 건강한 성문화 조성을 위해’
‘性(성)인지 관점에 대하여’

▲ 아동과 여성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고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 정읍성폭력상담소 가족들이 함께했다.
최근들어 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사회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아동과 여성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고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정읍시 충정로 대율빌딩 5층에 둥지를 튼 정읍성폭력상담소(소장 박종숙)가 화제의 기관이다.
‘헌신과 섬김’을 실천하고 있는 박종숙소장과 전문 상담인력이 상주하는 이곳은 성폭행 피해자들의 ‘안전한 피난처’가 되고 있다.

성폭력 없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있는 정읍성폭력상담소 박종숙소장이 소중한 칼럼을 보내왔다.

▲ 1898년 이전에 제트로가 논문에서 발표했던 오리지널 토끼-오리 그림
‘거위? 토끼? 가위?…’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배운 대로 본다’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우리는 스스로 객관적으로 혹은 있는 그대로 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우리 사회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생긴 하나의 관점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과정은 자기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이다.

최근 눈만 뜨면 쏟아지는 성폭력뉴스로 사람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여성들은 외출과 활동에 제한을 받고 있으며, 공포심이 내면화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언론이 성폭력의 일부만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무력한 아동이나 여성들이 포악한 범죄에 희생될 때마다 우리는 냄비처럼 끓어왔다.
담장을 높이고, 골목길에 CCTV를 설치하고 더 나아가 범죄자의 처벌 수위를 높이고 피해자의 보호를 위한 대책 등이 있었지만 또다시 관련 뉴스는 되풀이 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은 일상적이고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직장에서 드러내놓고 포르노를 즐겨보는 상사,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여성의 신체를 은근슬쩍 만지는 남성, 술자리에서 음담패설을 필수코스로 여기고, 노래방에 가면 블루스를 추자는 사람….
뒤틀리고 왜곡된 성인식과 이기적인 태도와 편협한 관점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며칠 전 군대 간 아들이 휴가를 나왔다.
반가운 나머지 엉덩이를 몇 차례 토닥거렸다.
아들은 엄마의 행동을 한두 번 지나치더니 반색하며 말한다. “엄마, 왜 자꾸 엉덩이를 두드리는 거죠? 엄마지만 부담스럽네요.” 순간 당황했다.
자기중심적인 관점으로 “이 정도는 괜찮아, 장난이야, 친밀감의 표시야”라고 나의 입장에서 행동했던 것이다.
아들은 부모라는 힘의 권력 앞에서 성적인 불쾌감을 표현하기까지 용기가 필요했다.

▲ 성폭력 없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있는 정읍성폭력상담소 박종숙소장은 가 아름다운세상 만들기에 헌신하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메시지를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친숙한 사이에서 성적인 수치심을 느끼는 신체, 감정적인 고통을 표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다고 여겨온 왜곡된 성문화와 자기중심적인 성인식으로 인해 또 다른 폭력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행복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온다는 말이 있다.
우리의 생활 속에서 남성성과 여성성을 “남성답게, 여성답게”를 강조하며 어울리지 않는 문화의 옷을 입혔던 것에서 벗어나 양성 평등한 사회, 성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기중심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며 공감하는 인간관계를 이루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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