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에서 온 편지-국립공원내장사무소 정장훈소장
‘팔방미인’국립공원내장사무소 정장훈소장은 “지금 내장산은 신록에서 녹음으로 가는 방년 17세 청춘의 꽃과 같은 시기다”고 전했다.
이어 정 소장은 “엊그제 비가 한바탕 오더니 잎이 더욱 윤이 나고 눈이 시리도록 푸르다”며 “매표소를 지나면 길옆으로 즐비하게 서있는 단풍나무가 서로 햇살을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고 쪽빛하늘 보이는 쪽으로 고개를 내민다”며 내장산을 스케치했다.
정 소장 눈에 비친 내장산 나무들은 치열한 햇빛다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국립공원내장사무소 정장훈소장은 “자연에서 태어난 우린 자연 속에 모든 해법과 삶의 철학이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며 “큰 팔을 벌려 세상을 담고 자연을 꼭 닮아 심신이 건강해진 멋진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삶의 등대를 제시했다.
내장산을 흔히 호남의 금강이니 조선팔경의 으뜸이니 하면서도 내장산은 단풍이 전국최고로 아름다운 곳이니 가을에 가야한다고들 말한다. 20년이상 국립공원과 함께하는 전문가(?)로서 이에 동의할 수 없다. 큰 틀에서 보면 춘하추동(春夏秋冬) 어느 한계절치고 아름답지 않는 내장산을 생각할 수 없지만 사실 봄 신록(新綠)에서 여름으로 가는 녹음(綠陰)짙은 내장산은 자연경관 생태와 더불어 내장산을 찾는 이들에게 그야말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季節)이다. 호연지기에 대하여 맹자는 인격의 이상적인 기상이란 표현을 쓰셨다. 매표소를 지나면 길옆으로 즐비하게 서있는 단풍나무가 서로 햇살을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고 쪽빛하늘 보이는 쪽으로 고개를 내민다. 햇볕을 보려고 몸집을 불리지 않고 위로만 크려고 안간힘을 쓴다. 계속 길이성장만 하고 경쟁수목보다 더 키가 커졌을 때 부피성장을 한다. 최대한 활착율을 크게 해서 다른 나무를 덮어 버린다. 나무는 탄소동화작용을 해서 나무에 필요한 영양소를 잎의 기공을 통하여 얻는다. 필요이상의 영양소는 잎의 기공을 통해 분출되어 공기중에 내재되어 있다. 우리 내장산은 9개의 봉우리가 태극문양의 분지형 형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기(氣)가 항상 내재되어 있고 기(氣)가 1년 중 가장 충만한 요즘 내장산을 찾으면 기(氣)를 흠뻑 몸 안에 담고 갈수가 있다. 가을 산이기 때문에 가을에 간다고 한다면 결코 몸에 좋은 기(氣)를 받기는 요원하다. 내장산에 오신 모든 탐방객이 호연지기도 기르고 천년고찰 내장사(內藏寺)를 돌아보면서 역천겁이(歷千劫而) 불고(不故)이고 긍만세이 장금(亘萬歲而 長今)이란 주련을 되새겨 볼만하다. 큰 팔을 벌려 세상을 담고 자연을 꼭 닮아 심신이 건강해진 멋진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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