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289호 호남제일정(湖南第一亭) 피향정 연꽃 만발

▲ 태인 피향정에서 연꽃축제가 열린다.

호남제일정(湖南第一亭)으로 알려진 태인면 피향정(보물 제289호) 연못에 연꽃이 만발했다.

이달 초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연못을 온통 붉게 물들여 탐방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피향정 연꽃은 내달 중순까지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은은한 향과 아름다운 자태로 유명한 피향정 연꽃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사진작가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에서 온 사진작가는 “아름다운 한옥 정자와 아담한 크기의 연못이 어우러진 자연경관 속에 핀 연꽃 자태는 전국 최고”라며 일대 풍광을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연꽃은 진흙에서 자랐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깨끗한 속성으로 인해 예로부터 생명의 빛을 상징하며 군자의 꽃으로 일컬어 왔다.

특히, 송나라 철학자 주돈이(周敦頤:1017~1073)가 「애련설(愛蓮說)」에서 “연꽃은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속이 비어도 곧으며 향기가 멀수록 더욱 맑기에 군자를 상징한다”라고 한 이후 연꽃은 ‘군자의 꽃’으로 더욱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더구나 태인지역은 신라 말 고운 최치원 선생이 태산태수로 부임해 학문을 장려하고 선정을 베푼 이래 불우헌 정극인과 일재 이항을 거치며 호남선비문화의 중심지로 자리하여 왔음을 볼 때 피향정 연꽃은 그 의미하는 바가 더욱 크다고 하겠다.

호남 제일의 정자로 널리 알려진 피향정은 원래 정자 앞뒤로 상연지와 하연지가 있어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었으나 상연지는 1900년대 초 메워지고 현재는 하연지만 남아 있다. 연못에 핀 연꽃의 향기가 주위에 가득하다 하여 ‘피향정’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라말 고운 최치원 선생이 태산군수로 재직할 때 이곳 연못가를 거닐며 풍월을 읊었다고 전해지는 피향정은 창건 연대는 확실하지 않지만 현재의 건물은 조선 숙종 때인 1716년 태인현감 유근이 다시 고쳐 지은 것이다.

시 관계자는 “피향정의 아름다운 모습과 분홍빛 연꽃이 어우러진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며 “많은 분이 오셔서 진흙 속에서도 은은한 향을 내뿜으며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는 연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인근 칠보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무성서원에 들러 선비문화를 체험해 보는 것도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일 피향정에서는 피향정문화축제제전위원회(대표 박민우) 주관으로 문화축제가 열렸다. 축하공연과 불꽃놀이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져 만발한 연꽃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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