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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는 원칙대로…교장선출보직제 도입 시도할 때 됐다”김승환 전북도교육감 투데이안 인터뷰 통해 밝혀
점수 높은 학생부터 골라가는 구조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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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2  09: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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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투데이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0년 3월 8일. 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에 있어, 전북교육에 있어 매우 중요한 획이 그어진 날이다. 9년 전 그날 김 교육감은 이른바 ‘전라북도교육감 범민주후보 추대위원회’로부터 후보에 추대된다. 전북농업인회관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해 6월2일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다음날 그는 말했다. “전북교육발전을 위해 어느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후보 추대일로부터 꼭 9년이 흐른 2019년 3월 8일 김 교육감을 교육감실에서 만났다. 교육감실 방문은 4년도 더 된 일이다. 김 교육감의 왼쪽에 앉았다. 여전히 원탁은 어린이들의 그림과 생각들로 ‘밑그림’돼 있다.

김 교육감은 이미 민선 교육감 세 번째 임기중이고 진보교육을 리드하고 있다. 수요·공급자의 절대적 지지 근원은 그가 최초 당선시기에 말한 ‘교육발전과 열정’에 있다고 여겨진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김 교육감은 “교육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홈페이지에 적고 있다.

그는 원칙과 가치를 존중하느라 ‘동지’들을 떠나보내야만 했다. 아픔으로도 봤다. 요즘 핫 이슈인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와 관련해서는 ‘원칙’에서 물러서지 않는다. ‘가치’때문이다.

먼저 9년 전으로 돌아가 봤다. 교육감 후보로 추대된 2010년 봄을 물었다.

김 교육감은 “선거를 연습하러 나온 것은 아니다. 당선되러 나왔다. 반드시 당선될 것이다”고 말한 기억을 살려 냈다. 그러면서 당시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했다. 어느 지역 중학교 선생님인데, 후보 추대 소식을 듣고 펑펑 울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가능성, 변화 가능성을 기대하고 한 말이다.

마지막 강의는 9년 전 그달 17일이었다. 학기 초 개강을 하자마자 느닷없는 소식에 난감해 할 학생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선거에 나가려면 강의를 안 맡았어야 했는데 그만두게 돼서다. 학기 초 만해도 선거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변명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잘 버티면 되겠다’ 싶었다고 했다. 약속은 지켜야 하는데 못 지켜서 “미안하다”고. 낙선되면 다시 만나자고 했단다.

알려지지 않은 사실 하나. 추대위와는 약속한 게 있다고 했다. 추대위는 김 교육감이 하도 버티니까 강의는 하도록 해주겠다고 했다. 조건부로 후보수락을 했던 것이다. 3월 16일 예비후보 등록을 하자 추대위는 말을 바꿨다. “강의는 안된다”고.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선거전 때문이다. 후보결정 시기가 늦어져 선거 준비가 안돼 있는데 강의할 시간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못하게 됐다.

에피소드 하나 더. 당시 전북대학교 로스쿨 학생이 80명이었다. 2010년 9월에 결혼을 하기로 한, 대전서 유학 온 1기 학생이 주례를 부탁해 와 흔쾌히 승낙했었다. 한 해 전 약속이었다. 하지만 이 약속도 당선되는 바람에 지키지 못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이니까. 김 교육감은 총각 교수 때부터 주례를 서기로 유명하다.

범민주 후보인 만큼 당시의 지지는 ‘세력’쯤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지금도 뜻을 같이 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처음 대학 강단에 서면서 스승에게 여쭸다고 했다.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을. 그러자 스승은 “자넨 말이야, 항구 떠난 배야. 알아서 항해하는 거야”란 말씀을 줬다. 김 교육감은 그것을 중시한다고 했다. “어떤 사람을 잡을 때와 놓을 때가 있다. 우리는 선거 끝나면 놓겠다고 했다. 마음대로는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떠난 사람도 많고, 두 번째, 세 번째 선거를 하고 당선되면서 사람이 많이 바뀌었다.

이렇단다. ‘동지’들은 청렴한 교육정책과 균형있는 배려, 이런 것들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러나 사람이 사는 게 그것만은 아니지 않느냐. 청탁도 할 수 있고…. 이런 건 해도 너무 하는 것 같다”고 푸념한단다. 김 교육감은 그러나 “잃어도 원칙을 잃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 페이스는 그대로 유지해 온 것 같다”고 자평한다. 많이 잃었는데, 미안한 면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큰 가치를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도 했다. 원칙 때문이다. ‘여한 없이 살자’는 좌우명을 갖고 사는 그도 다 내려 놓는 건 어려운 모양이다.

9년 전 가졌던 교육철학, 그러니까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철학을 수정한 적은 있는 지 물었다.

몰라서 세웠던 공약이 하나 있단다. 1기 때 교육기금을 만든다고 했을 텐데, 선거법 위반이 되는 줄 몰라 만들었다가 바로 거둬 들였다.

그는 ‘교장선출보직제’ 도입은 이제 무르익었다고 봤다. 현실과는 거리가 있게만 느껴지고 발을 떼지 못한 이 제도 도입을 김 교육감은 왜 때가 됐다고 보는 것일까. 그는 말했다. “최근 법원 조직변화가 있다. 지법원장을 판사들이 선출한다. 의정부 지법에서 있었다. 이것은 전주고법 유치 운동 때 내가 주장했던 것이다. 올해 대법원장이 고등법원장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부장판사 제도를 없앤다고 하더라”라고. 당시 변호사들 조차도 현실적으로 떨어지는 주장을 한다고 했던 일이 법원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김 교육감은 “가장 보수적인 곳인 법원의 변화를 보고, 지성인 집단이라고 하는 교원세계에서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거에는 할 수 없어도 시도할 때가 됐다고 했다. 물론 기득권층 설득이 문제다. 교장승진 기회가 그만큼 좁아지기 때문이다. 불안감과 박탈감이 없을 수 없는 것이다.

교장자격증이 있어야 만이 교장이 될 수 있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교육부는 교장 공모제를 만들어 일부 길을 터놓았다. 전교조는 그러나 교장자격증을 따기 위해 점수를 쌓는 교직 풍토를 없애야 교육개혁이 이뤄진다며 교장선출보직제를 주장해 왔다.

전북은 사립유치원 모두 개학을 했지만, 지난 4일 전국적으로 개학연기 투쟁을 감행한 것에 대해 여론이 나빴다. 김 교육감은 전북 사립유치원과 쌓은 신뢰구축을 자부한다. 이 관계를 물었다.

언론에서 언어 선택 때 치밀하지 않더라. 백지화, 백기투항…. 전북은 백지화가 아니다. 전북은 사립유치원이 주도적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방침에 따르지 않는다. 예정대로 개학한다. 아이들 학습권 침해해선 안 된다고 방침을 정했다’는 것이 전북사립유치원 입장이었다. 전북은 백지화가 아니라 원래 결정했던 대로 가는 것이었다. 도내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가릴 것 없이 겪는 '뭇매'를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

신뢰구축을 설명했다. 신뢰형성 출발은 상대를 존중해주는 것이더라. 사립유치원의 역할, 교원으로서의 하는 일, 그런 것을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다. 사립유치원이 열악하니까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까. 개선해 나가는 것이 지금의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밑거름이 된 것 같다.

유아교육자들이 걱정하는 대형화가 과연 바람직한지를 물었다.

유치원에 관한 정부의 방침을 전북교육청이라고 해서 외면할 수는 없다고 했다. 국내 전체 유아교육에 관한 것이다. 현실이다. 그러나 걱정도 했다. 김 교육감은 이것 때문에 건전하게 자기 갈 길을 왔던 유치원이 급속하게 몰락하면 안된다고 했다. 균형을 잡는데 노력할 생각이다. 아마도 전북도교육청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 고민은 했다고 생각한다. 사립유치원의 어려움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도 했다.

지금 화두인 자율형 사립고 재지정 문제를 물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불 붙었다. 전북도교육청의 상산고 재지정 평가기준을 문제삼는 청원에 1만 명 넘게 추천했다. 하지만 김 교육감을 지지하는 청원도 지난 8일 올라 왔다.

김 교육감은 “그대로 간다. 밝히고 있는 원칙대로 간다. 일부에서는 자사고를 없애려고 한다는 말을 하는데 그게 아니라 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면 좋겠다고 했다. 문재인대통령 공약이 폐지 아니냐고 오히려 물었다. ‘대통령 패싱’이 있다고 했다. 들어 보자. 공약사항은 장관과 정부 부처, 특히 교육부가 이행하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느냐. 여당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교육부는 보수적이고 여당선 침묵하고 있다. 진보교육을 이끌고 있는 그로서는 갑갑한 심정일 것이다.

김 교육감은 이어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에서 나온 말을 소개했다. “이건 대통령 패싱이다. 교육부가 교육 정책을 수립할 때 우선적으로 봐야 하는 두 가지가 있다. 헌법과 공약이다. 그런데 자사고 문제를 보면 두 개 모두 읽고 있냐. 헌법도 무시하고 대통령 공약도 무시하고, 이 정도면 대통령 패싱 아니냐.”

2017년 8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간한 백서에는 ‘국가교육회의의 논의를 거쳐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 단계적 고교체제 개편을 추진한다’고 돼 있다. 김상곤 전 교육부장관도 설립취지와 달리 외고·자사고가 입시 위주의 교육과 고교서열화 등 초중등 교육의 왜곡을 가져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8일 교육부와 국가교육회의는 중장기 교육개혁을 담당할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에 대한 구체적 밑그림을 내놨다. 위원회는 10년 단위의 국가교육기본계획 및 교육정책의 장기적 방향을 수립하고 이행을 점검하는 구실을 한다. 위원 15명 가운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교육부 차관과 함께 당연직이다. 이날 박백범 차관은 “유초중등교육의 지방 이양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오는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당정청 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당정청은 올해 상반기 국회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처리해 내년 초 국가교육위원회를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지정 평가지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김 교육감의 말을 다시 들어 본다.

이번 평가지표는 전북 자사고 3곳에 모두 같이 적용된다. 왜 상산고만 적용하는 것을 거부하느냐. 오히려 상산고는 선두주자로서 그대로 적용받겠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산고는 재지정 점수를 다른 시도교육청의 70점 보다 높은 80점으로 상향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사회적배려대상자를 정원의 20% 뽑아야 한다는 사회통합전형도 관계법령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사회통합전형이란 양질의 교육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나 차상위계층 자녀, 탈북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다.

김 교육감은 자율고와 자사고부터 설명했다. MB(이명박)정부 때 고교3대 프로젝트로 자율형 사립고 100개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익산 남성고와 군산 중앙고다. 나중에 통합했다. DJ(김대중)정부 때 만든 자립형 사립고와 자율형 사립고를 ‘자사고’란 이름으로 말이다. 통합했으니까 기준을 같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인 전입금의 경우, 등록금 총액의 20%였다. 자립고와 자율고를 통합하면서 5% 이하로 낮췄다. 똑 같이 적용한다. 통합하면서 예의 기준을 같이 하고 있는 만큼 평가기준도 똑같이 하는 것은 이상할 게 없다는 것이 요점이다.

평가표준안에 재지정 기준점은 80점인데, 당사자인 상산고는 평가방식도 그렇지만 커트라인이 너무 가혹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김 교육감은 최소한 MB 점수에서는 벗어나는 것이 새로운 정부의 색깔에 맞다고 봤다. 기준대로 평가해서 결과대로 하겠다고 것이다. 김 교육감은 얼마 전 70점은 자사고가 아닌 일반고도 달성할 수 있는 점수라고 밝힌 바 있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이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전하자 김 교육감은 “권리구조수단이야 헌법이 보장하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상산고 총동창회와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5일 총궐기대회를 하고 상산고에서 도교육청까지 가두행진을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적 공감대는 물론 사회적 공감대도 어디에도 아직은 없다.

자사고 재지정 또는 일반고 전환, 교육,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까.

자사고와 일반고 관계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공존, 상호발전 관계일 것 같다. 그런데 전북을 비롯해서 전국 곳곳에서 이 관계가 바람직하게 형성된 곳은 한 곳도 없는 것 같다. 일반고 몰락이란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일단 점수 좋은 아이들을 걸러 내고, 나머지 아이들을 갖고 일반고 채우는 구조다. 고교 서열화가 아주 굳어져 버린 상태다. 원래 DJ정부 때 이런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자사고가 일반고를 견인하는 구도를 구상하고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말 그대로 그림에서 끝났다. 김 교육감의 말이다.

이 때 대변인이 거들었다. 다중인터뷰가 이뤄진 순간이다. 그는 “사람들은 상산고란 학교만 떠올리지 (전체)고교가 얼마나 서열화하고 교육의 발전, 전체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지를 못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구조적 문제를 봐 달라는 것이다. 그러자 김 교육감은 “‘저해’ 부분은 표현을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대변인의 말은 이어졌다. “상산고란 개별 학교를 보는 것 같은데 교육청은 시스템을 보는 것이다. 자사고와 일반고란 시스템이 아이들 교육환경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가. 이것을 타파하려는데, 상산고 죽이기란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철저히 고교를 서열화한 나머지 중학교를 성적경쟁에 매몰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은 “대변인 진술이다. 나로선 더 깊게는 안들어 간다”고 경계했다. 계속될 자사고 논쟁에서 쓸 ‘전술 무기’에 해당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자사고를 만들겠다는 지역에서는 ‘SKY 캐슬’ 논쟁이 한창이다. 지난달 충북 오송에 자사고를 유치하기로 한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그달 14일 유은혜 교육부장관을 만나 자사고 설립 건의서를 전달했다. ‘미래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학부모와 교육청의 시선은 싸늘하다. 학부모연합회는 “수준높은 고교 평준화 방안을 고민하라”면서 설립 시도 중단을 촉구했고 교육청과 지역교육계도 “변화한 교육 환경에 맞지 않는다”면서 반대하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정옥희 대변인이 한 자리에 오래있다”고 말하자 김 교육감은 “알았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2014년 8월 임명이다. 김 교육감은 진즉 여성비서실장을 기용했고 앞서 1기 선거 캠프 대변인도 여성이었다.<기사제공 투데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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