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사는법-정읍 까미나레 박은진대표>

▲ 정읍시립미술관 옆 카페 까미나레 박은진대표는 근현대명화전을 ‘사람을 사랑했던 작가들의 사람에 대한 그리움’으로 설명하고 있다.
‘미술관 옆 동물원(?)’
예향 정읍에 가면 ‘미술관 옆 겔러리 카페’가 있다.
정읍에서 분위기 좀 아는 사람들의 ‘보금자리’다.
나이가 들수록 ‘자연 그대로’의 자연주의가 좋다는 박은진대표.
영화를 전공한 아들이 간혹 그녀 곁에서 커피를 내리며 ‘말 상대’가 되기도 하지만 그녀는 예술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벗이 된다.

절찬리에 열리고 있는 한국 근‧현대명화전 개막식을 준비하며 그녀는 다과 도자기를 직접 챙기는 등 ‘조연’ 으로 맹활약해 국내 미술관계자들의 극찬을 받았다.
카페 까미나레는 영화감독의 시나리오 작업실이 되기도 하고 데뷔를 준비하는 시인들의 쉼터가 되고 인생을 이야기는 무대가 된다.
그녀는 ‘겨울숲’을 좋아한다.
그곳에 가면 ‘비움과 나눔’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없음이 진리라 하지 않았던가’
까미나레에 가면 화가가 되고 나도 시인이 된다.

▲ 까미나레 박은진대표는 ‘나는 어떻게 이해하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늘 묵상하고 산다.
‘사람을 사랑했던 작가들의 사람에 대한 그리움’
정읍미술관 옆 겔러리 카페 까미나레 박은진대표의 ‘미술관 엿보기’

따뜻하지만 뿌연 하늘의 겨울 날.
정읍시립미술관 1층의 갤러리 카페에서의 날들은 어느 덧 3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계절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전시가 시작되고 늘 새로운 마음으로 작품들을 맞이하는 기대감이 나를 설레이게 합니다.
늘 이곳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이 새삼스레 축복처럼 느껴지는 날들입니다.

이번에 전시되는 한국 근‧현대 명화전.
카페 내 벽면에는 명화전의 포스터가 붙여져 있습니다.
포스터에 그려져 있는 박수근 화백의 ‘소금장수’.
고개만 돌리면 볼 수 있는 크나큰 포스터 속의 그림을 뒤로 한 채 저는 매 번 밖으로 걸음을 옮겨 포스터보다 훨씬 작은 초라한 크기의 원작을 두 걸음 거리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저에게 특별한 느낌으로 가슴을 아려지게 해 주는 그림이 한 점 있습니다.
이수억 화백의 ‘6‧25 동란’.
지나치게 사실적인 제목을 붙인 그림 한 점.
커다란 수레를 끌고 앞에 서서 가는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
수레 위에서 아이를 품고 젖을 먹이는 어머니의 모습.
동생을 업은 누나와 남동생.
갈빗대가 보이는 누렁이.
그들의 불안한 행렬에 동반한 씨암탉.
그들 모두 표정 없는 얼굴을 한 채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걷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 올 수 있을까?’ 하는 그들의 작은 소망과 기대, 수심 가득한 걸음걸이.
그들의 앞에 선 채 가슴을 쓸어내려 봅니다.
그들의 추억과 가난, 암울함과 열정, 작은 행복.
사람을 사랑했던 작가들은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그렸습니다.

▲ 정읍시립미술관 1층에 있는 까미나레 전경
이윽고, 그림 속 그들의 고통과 아름다운 시간들을 ‘나는 어떻게 이해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라는 작은 의문을 품으며 다시 갤러리 카페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커피와 차를 만드는 반복적일 수 있는 일상 속에서,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예술성과 천재성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해 준, 전시회를 위하여 오랜 시간을 애써왔을 관계자분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며 박수를 보냅니다.
아직은 마지막 추위가 오지 않은 따뜻한 겨울.
그 겨울은 당연하다는 듯 흘러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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