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을 여는 사람들-호남고 박정교선생님>‘내가 너희에게 대접한 데로 너희도 남에게 진심으로 대접하라’
정읍 호남고 박정교선생님…지난해 7월 아버지에게 간이식 시행한 ‘의인’

▲ 지난해 7월 아버지에게 간을 제공한 ‘의인’인 정읍 호남고 박정교선생님이 딸 예원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호남고 박정교선생님은 웃는 얼굴이 매력적이다.
그의 미소에는 한치의 티도 없는 천진난만함 마저 묻어난다.
6살 예원이의 ‘예수님 닮은 모습’에 반해 사진을 찍다 이제는 전문가 수준에 올랐다.

교단에서는 제자들의 제자다움을 위해 촛불처럼 자신을 불태우는 실력있는 영어교사다.
‘사람좋은’ 박 선생이 지난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 통큰 결단을 내려 간암을 앓고 있던 아버님을 살렸다.
남들은 일상적인 뉴스 정도로 지나칠 수 있지만 목숨을 걸어야 할 큼 위험한 수술이었다.

수술 후에도 만성피로감등 후유증이 상당하지만 박 선생은 ‘선행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 조차’ 주저하며 인터뷰를 여러차례 사양했다.
‘경로효친’의 미덕이 점점 희미해져가는 겨울 모퉁이에서 박 선생과 훈훈한 인터뷰를 가졌다.

교단에서 제자들에게 ‘정의’를 가르친 것 같이 스승 자신도 삶으로 살아내기란 쉽지않다.
‘신행합일’이 되지 않는 현대 종교인들이 세상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이유도 여기도 있다.
자신이 믿는 신 앞에 고백한 기도대로 그 내용이 삶으로 승화되면 이 세상은 천국이 된다.

‘살아있는 성자 예수’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호남고 윤성진선생님으로 부터 박정교선생님의 간이식 소식을 들을 것은 찬바람이 일기 시작한 겨울 초입이었다.
뉴스로만 접하던 간이식 케이스에 대한 궁금증이 있던 차에 박 선생을 만났다.
30대 후반의 나이지만 ‘교회 오빠’가 연상될 만큼 ‘동안’이었다.
단정하고 깔끔한 외모에서 ‘사람냄새’가 신선하게 바람에 실려왔다.

박 선생의 아버님은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었다.
평생을 교육현장에서 헌신하다 간암 판정을 받아 가족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간암을 앓던 아버지의 간기능이 2% 정도 남았을 때 서울 대형병원의 수술팀은 자녀들에게 간이식 제공의사를 타진했다.
동생에게는 말조차 꺼내지 않고 장남인 박 선생이 나섰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6살 딸과 아내를 생각하면 쉬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크리스찬인 박 선생은 ‘생사를 주관하시는 좋으신 하나님’께 기도하며 결단을 내렸다.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하나님이라’(출애굽기 15장 26절)

신실한 믿음이 수술성공의 원동력

박 선생의 고백대로 믿음이 매우 신실한 아내도 처음에는 주저할 정도로 ‘기증자’도 위험을 감수해야할 대수술이었다.
아내도 성공리에 수술을 마친 박 선생에게 당시의 깊은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하나님께 붙들리면 죽은 자도 살아난다’는 게 전주 동신교회에 출석하는 박 선생과 아내의 믿음이었다.
박 선생이 간이식을 위해 수술대에 오른 것은 지난해 7월 4일이었다.

▲ 호남고 박정교선생님과 윤성진선생님이 인터뷰를 마치고 교문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략 3개월 만에 교단에 복귀를 할 때까지 박 선생은 수술 부위의 부작용으로 힘든 ‘마침표’를 반복할 정도로 많은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요즘도 독감등 건강에 이상이 오면 보통 사람들에게 비해 처방되는 약이 달라질 정도여서 세심한 신경을 써야한다.

‘훈남’인 박 선생은 자신이 수술대에 오르면서도 ‘남편과 아들 그리고 며느리’를 품어야하는 어머님을 먼저 걱정할 정도로 타고난 ‘효자 장남’이다.
요즘 무럭무럭 성장하는 외동딸 예원이의 ‘천사같은 미소’를 카메라에 담는 것이 박 선생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

하나님 앞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아내와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끌고 있는 박 선생의 아름다운 사연이 무술년 새해 ‘사람사는 세상’을 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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