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조재형시인의 ‘사소한 질문’

‘사소한 질문’

                                             조재형

▲ 조재형시인
누가 저 달을 하늘에 가두었나
밤하늘에 귀를 기울이는 건
절규를 그리워하기 때문인가

나무 아래 벗어놓은 낙엽들이 있고
바람이 짝을 맞추어 11월을 신고 간다

의자는 다리가 부러져 휴식을 얻는 것인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때
비로소 자신에게 돌아갈 수 있는가

하늘에서 날아와 웅크리고 있는
응달 속 깃털들에게
누가 맨 처음 함박눈이라고 호명했지

나는 시간이 쏘아 올린 탄생
언제까지 날아가 어디쯤에서
죽음의 과녁에 적중할까

도끼가 나무를 내리찍는다
도낏자루도 본래 나무였는데
누구의 포섭으로 나무꾼에게 전향했을까

누군가 나를 두리번거린다
내 안에 가둔 당신을 들켰나

저작권자 © 새백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