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천상병 ‘귀천’
‘귀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편집자주-정읍 서남권 추모공원에 그리움으로 옷입은 가을이 내리고 있었다. 그곳에는 소풍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하늘농부들을 고향길로 안내하는 ‘하늘의 천사’들이 푸근한 배웅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