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업 프로젝트 ‘농촌이 희망이다’-씩씩한 콩나물 임상호·이란부부>‘맑은 물 먹고 쑥∼쑥 자라는 콩나물에서 발견한 희망일기’
정읍 칠보면 ‘씩씩한 콩나물’ 임상호·이란부부의 마을기업 창업스토리

▲ 정읍으로 귀농해 새로운 삶의 일기장을 써가고 있는 임상호·이란부부가 콩나물을 들어보이며 웃고 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이렇게 만나니 반갑습니다”
이 노래가 그토록 슬프게 들린 적이 없었다.
철옹성 같았던 거래처를 뚫을 때 임상호사장이 춤을 추며 불렀던 ‘슬픈연가’다.
콩나물 신화를 써가고 있는 씩씩한 콩나물 임 사장의 휴먼스토리를 들으며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객지에서 시작한 사업.
엄밀히 말하면 처가동네가 정읍이다.
모든 게 솔직히 장난이 아니었다.
임 사장은 아내 이란씨와 함께 귀농한 이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나 이들 부부에게 정읍시의 야심작(?)인 2014 창안대회가 ‘빛’이었다.
임 사장이 농촌을 이해하는데 논농사는 필수과목이었고 복분자 농사는 보충과목이었다고나 할까?
귀농 초창기 임 사장에게 닥쳐온 실패는 큰 훈장이 됐다.
‘산전수전’ 다 겪고 성공신화를 써가고 있는 임상호사장과 아내 이란씨를 그들의 열정이 묻어 있는 작업장에서 만났다.

‘씩씩한 콩나물’ 임상호·이란부부가 정읍에 정착한 것은 2009년이었다.
정착한 마을의 복분자밭을 구입해 농사를 지었다.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농사를 너무 쉽게 생각해서 인지 복분자 밭 5백평에서 나온 수확량은 바닥이었다.
‘실패는 쓰나 열매를 달다’

임 사장은 절치부심 복분자에 이어 논농사에 도전장을 냈다.
정읍시 칠보면 이씨 집성촌인 흥이마을에서 이장도 했다.
명색이 마을 이장이었지만 농사에 관해서는 어르신들이 쉽게 노하우를 전수해 주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흙을 통해 배워야할 과정을 터득하라는 이유였다고 스스로 위로한다.
논농사 역시 농기계 임대료와 인건비 조차 건지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콩나물로 업종을 변경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지만 서러움은 도처에 숨어있었다.
초창기 팔리지 않은 콩나물을 논에 거름으로 뿌릴 정도로 시행착오를 경험했다.
어렵게 뚫은 거래처에 콩나물 통을 들고 주방에 들어가면 하자 없는 콩나물이었지만 통을 걷어차는 등 주방장의 텃새도 그를 슬프게 했다.
이때 불렀던 노래가 ‘반갑습니다’였다.
임 사장의 진정성을 느낀 후에는 이들이 친구가 되고 후배가 됐다.

▲ 임상호·이란부부가 법무부 협력기관 지정패를 들고 임영순이장<맨오른쪽>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자고 약속하고 있다.
주방장들 사이에서 ‘나사 풀린 사람’으로 불렸지만 ‘맞지만 않으면 된다’라는 마음으로 버텼다.
아내 이 씨는 서러움 속에서도 ‘입심 좋은’ 남편을 믿었다.
아침에 영업현장에 나갈 때면 임 사장은 수궁가의 토끼처럼 ‘간과 쓸개’를 빼놓았다고 토로했다.

고난을 극복하고 나니 지난 명절 즈음에는 20여일만에 7톤을 생산해 다양한 거래처에 납품하는 등 ‘역전 만루홈런’을 쳤다.
‘만능엔터테이너’인 임 사장은 원래 호텔에서 근무했다.
임 사장은 지난 85년쯤에는 호황을 누리던 내장산관광호텔에서 근무하고 상록회관 창단멤버로 참여하는 등 잘 나가던 ‘호텔리어’였다.

아내와는 내장산관광호텔에서 근무할 당시 교육관계자의 중매로 전화데이트 끝에 1987년 빼빼로데이(11월11일)에 결혼했다.
임 사장은 원래 김해 봉화마을 부근에서 태어나 서울과 광주등지에서 생활했다.

아내 이 란씨는 정읍여고출신이다.
콩나물에 관한 질문을 하면 이 씨는 ‘백과사전’처럼 일사천리로 소개한다.
임 사장은 아내와 함께 초등학교 체험수업도 병행하고 있다.
정읍의 특산품인 콩나물잡채용과 아구찜용 콩나물의 제품 퀄리티는 타의 추종를 불허한다.

▲ 씩씩한 콩나물은 신선한 물과 정성으로 재배한다.
씩씩한 콩나물은 작업장 인근 마을의 임영순씨등 어르신들을 파트타임으로 채용하는 등 노인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정읍에서만 맛볼 수 있는 ‘콩나물 잡채’를 특화시켜 상품화할 생각도 갖고 있다.

지난 2015년에 행정부지정마을기업(제91호)으로 지정된 씩씩한 콩나물은 법무보호후원기업(제39호)으로도 봉사하고 있다.
제품은 정읍 로컬푸드와 다양한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들 부부는 봉사단체 ‘느티나무’의 회원이다.
사업이 본 괘도에 오르면 ‘세상에 나눔을 선사하자’고 부부는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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