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에 만난 사람 열세번째-이재구칼럼니스트>‘삶 그리고 별…나 보다 먼저 발길을 내놓은 분을 따라갔다’
가장 원초적 본능이 인간 정치의 근원

▲ 길을 걸으며 삶에 대해 끝없이 자문자답하는 이재구칼럼리스트는 ‘시대의 등불’이다.
‘삶 그리고 별’
‘현대판 김삿갓(?)’ 이재구칼럼니스트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물처럼 바람처럼-.
인생을 달관한 것일까?
그가 던지는 시대정신은 ‘촌철살인(寸鐵殺人)’이다.

‘동학의 깃발’이 나부끼는 고부가 고향이다.
명절을 앞두고 그는 선친의 묘소를 참배하고 고향길을 걸었다.
인문학은 물론 자연과학과 철학에도 능통하다.
성균관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정유년 아침.
그는 흙먼지 이는 고향길을 걸으며 새로운 ‘화두’를 주머니춤에서 꺼냈다.
고향에서 자라나는 아들뻘 되는 아이들에게 ‘삶’에 대해 이야기 하기로 마음먹었다.
‘삶’은 사람이 어원이다.
그는 국민의정부 시절 여당의 중앙당 국장을 할 정도로 잘나가던 정치인이었지만 ‘구름따라 물따라’ 공정한 세상을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 수도자 처럼-.

남쪽 끝에 홍매화도 피었다고 소식이 전해 온다.
고향 버들개지도 봄을 기다리는 듯 하늘을 향해 팔 벌리고 있다.
설 명절이 지나면 얽히고 설킨 일들도 풀릴 듯한 예감이 든다.
인간은 일단 자기 생존이 먼저요 타인 생존이 다음이다.

▲ 서울과 고향 정읍을 오가며 시대정신을 전파하고 있는 이재구칼럼리스트의 메시지는 오늘도 바람따라 세상에 흐르고 있다.
‘측은지심’
아담 스미스의 ‘도덕 감정’의 공감도 다 자기 처지에서 생각한다.
자기도 그런 처지에 빠질 때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게 모여 공동체 토대를 개선시키는 것이다.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지인들도 그길로 돌아가시기도 하고 때론 살아나기도 하고 밤새 안녕 못하고 사고로 가신 분도 있고 그렇게 열심히 하다가 젊은 나이에 쉬이 가시기도 한다.

나의 목표는 첫째는 생명을 지키는 것과 사랑을 몽땅 던져주는 것이요 다음은 열심히 먹을 것도 찾고 나눠먹기 위해 사자나 하이에나 처럼 함께 뛰는 것이다.
때론 사자나 하이에나 떼도 버팔로나 코끼리나 얼룩말의 뿔과 코 그리고 뒷발에 치여 치명상을 입기도 해 헛수고도 한다.

요즘 동영상을 보면 동물들도 공감능력이 뛰어난 듯하다.
개도 다른 개를 도와주기도 하고 암사자도 갓 태어난 임팔라 새끼를 잡아 먹지 않는다.
동물은 필요한 만큼 사냥만 하고 그 다음은 욕심을 내지 않는다.

‘인간의 정치는 범 보다 더 무섭다’고 공자께서 제자들에게 당부했다고 한다.
때거리로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에서 싸우고 이빨을 드러내는 것을 보노라면 가장 원초적 본능이 인간 정치의 근원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했지만 영장급만은 반드시 눈에 띈다.

난 그냥 동물 중 한 마리요 그냥 상생하고 싶다.
또다시 내 몸과 맘을 달래려고 먼 길을 걷는다.
바나나 두 송이와 물 한 병을 백에 집어넣었다.
우리 종친 만나서 바나나를 나누어 먹었다.
원숭이 스타일이다.

모자는 검은 빵모자요. 가방까지 영락 없는 원숭이 모습이다.
두승산 북쪽 자락을 쭉 걸으면서 지인들에게 문안드리고 조상묘를 둘러 보았다.
눈길 발자국을 따랐다.

나 보다 먼저 발길을 내놓은 분을 따라갔다. 앞서 간 분을 쭉 따라 가는 게 인지상정이다.
간혹 개들이 갑자기 짖어댄다. 이제 시골에 어르신들이 믿을 건 견공뿐인 듯하다.
호랑이 얼굴을 한 견공이 있어 눈치를 보면서 지나가기도 했다.
‘견공들아 나 같이 선량한 사람에게 짖지를 말라 ’

북면과 내장산에 있는 조상묘는 설 명절 후에 다시 들를 때 안부를 드려야 한다.
비록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지만….
호주로 줄행랑친 조카녀석이 전화가 왔다.
대학생 때 부터 인턴 알바하면서 유라시아를 주유하더니 밖에서도 잘 적응 하는 듯했다.
눈 풍광을 카톡으로 보냈다.
여름에 눈과 고드름으로 더위를 녹이길 바란다.
고향 어르신께 문안드렸다.
3년 전에 종덕이 양반 부인도 팔순에 접어든다. 얼굴이 이제 과거만 못하다.

고부 읍내에서 뵌 종덕이 형 동생도 한참을 나를 보고 안다.
따뜻하면 오지 왜 추운데 왔느냐고 물었다.
나이가 좀 드셨다는 증거이다.

난 패딩까지 입어 덥다.
이장을 했던 재수형은 이제 누님도 아우 여인도 잘 모시고 다니는 대장이 됐다. 길을 걷는 것는 살아있다는 증거다.<칼럼리스트 이재구 카카오스토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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