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섬 편지세상-사랑하는 아내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가정만이 희망이야’
제9기 정읍아버지학교 장봉석씨의 ‘아내에게 쓰는 편지’

▲ 정읍 제9기 아버지학교에서 사랑하는 아내에게 그동안 미안했던 사연을 털어놓은 장봉석씨가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이렇게 당신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 연애할 때 한 두번 빼고 처음인 것 같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일이 있었는데 좋은 경험도 많고 즐겁게 보냈던 시간도 많은데 왜 최근 들어 안 좋은 일만 생각나고 또 그렇게 다투어야 하는지 모르겠네.

우리가 결혼하고 바로 첫째 범준이가 태어났고 또 멀리서 혼자 자식 키우느라 힘들었었지.
난 항상 직장 생각에 집에도 늦게 들어가고 술자리도 많이 하고 나 혼자만 위주로 시간을 보낸 것 같아…<중략>…고향인 정읍으로 오게 되었지. 오기 전 당신 임신중독증으로 종합병원 진료를 다녀야 했고 그때마다 일 때문에 같이 가주지도 못하고 혼자 힘들게 있다가 지난 2006년 3월 다행히 우리 예쁜 형준이를 낳게 되었지.
글쎄, 나는 한 것도 없이 우리 아이들 둘을 얻은 것 같아.
그래서 당신한테 더욱 잘 해주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도 못 한 것 같아. 권위의식 때문일까?

우리 결혼하면서 많은 연애기간 없이 58개월 정도 만나고 그리고 관사 때문에 서둘러 혼인신고를 했지.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빨리했는지. 그리고 그 이듬해 1월 8개월만에 결혼식을 하고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지. 그때부터 난 지금까지 변함없이 생각하고 사랑하고 살고 있습니다. 연애기간이 짧아서 다투기도 하고, 또 당신이 혼수를 해온게 없다고 우리집에 자책을 많이 받아 했던 기억이 지금도 있잖아. 하지만 우리 잘 살아오고 있고 앞으로 더욱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해. 우리에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두 아들이 있잖아. 잘생긴 우리 범준. 클수록 범준이를 닮아가는 씩씩한 형준이. 그리고 당신을 사랑하는 큰아들 나!
이렇게 우리 네 식구 더욱 재미있게 잘 한번 살아보면 안될까?

내가 아버지학교를 와서 많은 반성을 하고 있어. 먼저 나의 생활, 행동이 지금까지 나를 위해서만 살아왔구나하고 느끼고. 당신과 우리 아이들을 많이 배제된 채 생활했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시간을 조절하고 일보다 가족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겠다고 느끼고 나의 생각보다 당신과의 마음의 일치가 중요하고 무슨 일이든 믿어주고 당신편에서 생각하고 남에게 대할 때 설령 당신의 행동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노력할께!
미안해. 용서해줘! 내가 지금까지 너무 내 위주로만 살아온 것 같아. 얼마만큼 당신에게 해줄지 모르지만 나의 모든 것을 당신께 바치는 삶을 살고 싶어!

당신이 나한테 했던 말이 생각나네. “내가 원래부터 그랬어!” 그래 항상 희생하고 먼저 행동하던 당신이 최근 들어 살림을 등한시 하는 모습에서 이제 기대하는 것이 많이 없구나. 나에 대한 생각도 많이 포기했구나 생각했어!
근데 나는 그런 당신의 마을을 헤아리지 못하고 조금 정리하다가 나름 힘들고 짜증나서 왜! 나만 정리하지 하면서 끝까지 일을 마무리하지 못했지. 나로 인해서 벌어진 일인데, 조금 더 노력하고 행동하고 실천해서 더 좋은 환경. 분위기 만들고 노력했어야 하는데.... 아직 많이 부족한가 봐.
우린 연애도 짧게 하고 연애하면서 편지보다 전화를 하면서 당신과의 편지도 없잖아! 근데 오늘 당신이 나에게 준 편지를 봤어. 다시 읽어보니까 처음 만나면서 느낌이 그대로 담아 있고 지금도 그런 감정이 있다고 생각해.

당신이 적은 말 중에 “사랑하는 하늘과 땅 같은 존재”라는 말이 있네. 하늘이 슬플 때 비가 내려 눈물이 도어서 땅에 내려지고 땅은 이를 흡수하고 땅이 슬플 땐 눈물이 수증기가 되어 하늘에 구름이 되고, 이와 같이 하늘과 땅은 서로를 보완하고 항상 같이 있고, 누가 어떤 것이 모자라면 서로 나눠주고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항상 같이 할수 있는 사이….
그래 여보! 우리 그런 사랑하는 “하늘과 땅 같은 사이” 가 되자!
흔히, 남들은 남편이 하늘이고 아내가 땅이라고 하는데 누가 뭘 하면 어때!
서로 의지하고 생각해주고, 때론 용서해주고, 때론 즐거워해주는 그런 사이.

우리에겐 멋진 두 아들이 있잖아. 돈이 없으면 어때. 내가 건강하고 당신이 능력 있는데! 우리 조금만 이해하면서 멋지게 앞으로 살아보자. 마을을 놓지 말고 끝까지 가는 거야. 당신 나 알잖아! 비록 약하게 보이고 강인하지 못하고 끈기보다는 오기가 많아서 똥고집만 부리고 하지만 나의 조금 느린 행동, 성격을 이해해주고 살아주면 안될까?
비록 지금 다른 사람보다 늦은 것 알아. 항상 양보하다 보니까 결과가 말해주네!
하지만 결코 쓰러지지 않을 거야! 더 멀리 갈 수 있는 자신감! 그리고 그렇게 하려는 노력을 갖고 앞으로 더욱 잘 할께!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흔히 쓰는 말. 이 말이 정답인가봐!
많이 다투고 하면서 진짜로 이게 마지막이겠구나. 생각하고 행동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관계가 회복이 되고, 당신이 이해하고 받아주고 대화할 때 그전의 감정은 모두 없어지고 끊어졌던 물이 다시 하나로 출렁이는 것 이것이 부부관계고 인연으로 만났지만 그 무엇보다 끈끈한 것...
어떻게 보면 당신과의 더 좋은 관계가 되기 위한 과도기라고 생각해!
하지 말아야 할 말, 가지 말아야 할 장소, 실천하지 말아야 할 행동, 우리는 이 모든 것을 경험했잖아. 그러니까, 바닥을 차고 다시 시작하자!

앞으로 2~3주후면 또 우리는 이곳을 떠나서 생활해야 되잖아!
어디서 살아야하나 걱정하고 또 앞으로의 진급 때문에 나도 다시 한번 도약을 해야 되고 비록 그곳에서 어떠한 관계가 될지라도 나는 우리 아들과 당신이 있게 항상 긍정적이고 열심히 하는 모습 보이며 살아갈꺼야!
진짜 진짜 사랑하고! 나에게 당신은 하늘에서 내려준 천사이고 나의 삶에 꼭 필요한 등불. 등대라고 생각해!
나의 배에 같이 생활하면서 내가 저을 수 있는 노를 잘 인도했으면 합니다!
항상 사랑하고, 우리 영원히 행복하게 재미있게 살아갑시다.

2009. 11. 20.
항상 죄송하고 미안한 당신의 평생 동반자 남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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