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합시다-고희연(古稀宴) 기금 세상에 전달한 ‘노부부’ 이종문·최달금씨>‘내 고장 손자·· 손녀들에게 좋은 학습 환경을 만드는 뜻’
지난 2011년 남편 이종문씨도 고희연 생략…시민장학재단에 장학금

▲ 올해 일흔을 맞은 최달금여사(왼쪽)가 고희연을 생략하고 서울장학숙 건립기금으로 천만원을 쾌척했다.
지난 3월 6일 늦은 오후 한 할머니가 애향운동본부(이사장 이한욱)를 찾았다.
올해 일흔을 맞은 최달금여사가 화제의 주인공이었다.

사연은 이러했다.
최 여사는 가족들과 함께 칠순잔치를 치르기로 했으나 잔치를 생략하는 대신 서울 장학숙 건립 기금으로 1,000만원을 기탁하기로 결정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지난 2011년 남편 이종문씨도 고희연(古稀宴)을 생략하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시민장학재단에 장학금을 기탁해 훈훈한 정을 함께 나누며 지역사회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 여사는 “자녀들이 칠순잔치를 위해 그동안 모아온 금액을 건립 기금으로 기탁하는 데에 잠깐의 망설임은 있었지만, 자녀들 또한 동참하고 싶다며 힘을 실어주어 고맙다”고 말했다.

“유년시절 학업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경험은 자녀들만큼은 맘껏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은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어 최여사는 “장학숙을 건립하는 데에 보탬에 된다면, 나의 오랜 소망도 이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내 고장 손자, 손녀들이 미래를 꿈꾸고 실현해 나갈 모습을 그려보니, 그들의 밝은 에너지가 내게도 전해질 것 같다”며 기탁배경을 설명했다.

이에대해 애향운동본부 이한욱 이사장은 “상황과 조건을 염두에 두지 않고, 오로지 내 고장 자녀들을 위한 마음으로, 건립 기금을 기탁해주시는 분들을 뵈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시민의 다양한 사연과 함께 자녀를 위한 부모님의 마음이 담길 장학숙을 건립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 되새기며 건립 의지를 다지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은 “논어(論語)의 위정편(爲政篇)에 나오는 ‘나이 일흔에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하여도 법도를 넘어서거나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는 공자(孔子)의 말씀이 생각난다”며 “뒤에 종심(從心)은 나이 일흔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 것인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이 이사장은 “노부부가 적지 않은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싶은 생각을, 마음이 움직이는 데로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이 시대의 ‘종심(從心)’의 의미를 재해석해보는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사장은 “더 나아가 노부부의 아름다운 선행이 우리 사회에도 널리 퍼져 내 주변에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각자의 위치에서 우리가 그들을 위해 진정 필요한 배려는 무엇일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전환점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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