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훈칼럼-내장산아리랑>천혜의 내장산 단풍 보고서

▲ 국립공원 내장산관리사무소 정장훈소장
내장산 단풍속으로

내장산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단풍이다. 우리나라에 단풍을 자랑하는 많은 산이 있지만 유독 내장산 단풍을 최고로 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 내장산이 지형학적으로 볼 때, 태극문양의 골짜기와 협곡, 9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 쌓여있어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이 일정하게 내려가고 산정에 오르는 비탈면의 구배가 타 지역에 비해 가파르기 때문이며
생태학적으로 보면 남방계식물과 북방계식물이 혼효된 식생속에서 산 중저부 식생층의 우점종으로서 계곡부를 중심으로 단풍나무 개체수가 많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단풍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다 단풍의 사전적인 의미는 기후 변화로 식물의 잎이 붉은빛이나 누런빛으로 변하는 현상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좀더 정확히 알아보면 가을이 되어 낮과밤의 일교차가 커지면 식물은 겨울을 나기위해 잎에 있는 엽록소가 분해 되고, 엽록소 보다 더 안정성이 높은 색소가 나타나게 되는데 그것이 붉은색을 띠는 안토시아닌과 오렌지와 황색을 띠는 카로테노이드 색소이다.
단풍의 붉은색은 생성된 색소 중 안토시아닌 성분이 많아서 붉은 색을 띄는 것이고 은행나무의 노란색은 카로틴이 많기 때문에 노랗게 변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온대 남부 상록수림지역 즉 제주도와 남해안 일원의 따뜻한 지방에는 단풍이 들지 않는다.

내장산단풍은 일반적으로 단풍이 드는 낙엽활엽수종과 더불어 단풍나무에 단풍이 드는 진짜단풍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국민들로부터 진정한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닐까?
단풍이 아름답게 들려면 몇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여름철 강수량이 풍부해야하고 일조량이 적당하며 단풍이 들 무렵에는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이 많아야하고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야한다.
금년 단풍은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내장산의 단풍이 절정의 아름다움으로 표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고 보면 단풍은 처절한 자기와의 싸움이라는 산고(産苦)의 진통 끝에 탄생하는 보석이다.
단풍나무는 겨울에 몰아닥칠 북서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몸통만 남기고 가지 끝에 매달린 잎을 모두 떨어트리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게 된다.
즉 잎에 영양분의 공급을 차단하여 나무가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는 과정에서 단풍이 들고 잎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단풍은 자기 몸을 던져 산도 붉고 보는 이도 붉고 물도 붉게 만든다.
타고 남은 재가 무기물로 새 생명을 만들고 생태계의 영속성을 지켜나가듯 단풍잎도 말라 비틀어져 바람에 실려 가는 생의 마지막 까지 가는 이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우리에게 큰 감동을 주고 간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가을에 단풍나무를 보면서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을 것 같다.

내장산 자원보전과 지속적인 이용을 위해서

연간 내장산의 탐방객 120만명 중 75%인 91만명이 10월 중순에서 11월 중순까지 한 달간에 걸쳐 우리 내장산을 찾는다.
전국 각지에서 정읍 내장산을 찾는 탐방객을 위하여 내장산에 근무하는 직원뿐만 아니라 지역민과 상인 그리고 유관기관 모두가 한데 지혜를 모아 손님맞이를 해야 한다.
상혼에 깃든 바가지요금이나 호객행위, 잡상행위, 생산지가 불분명한 지역특산품등은 아예 발붙이지 못하도록 근절해야한다.

아울러 정읍시민들께서도 교통소통을 위하여 단풍시즌에는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면 고맙겠다.
또한 내장산 국립공원의 진정한 주인은 그 안에서 살고 있는 동식물들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국립공원내에는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희귀동식물의 70%가 서식하고 있다. 만약 공룡이 이곳 우리 내장산에 서식한다면 전 세계의 관광객이 내장산에 올 것이다. 국립공원의 자연자원을 잘 보존해서 지속가능한 이용이 되도록 해야 한다.

1971년 내장산국립공원이 지정된 이후 40여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자연공원법이라고 하는 규제 속에서 이해당사자간의 갈등과 마찰 그리고 국립공원을 유원지쯤으로 여기는 탐방객의 인식전환을 위한 노력과 이로 인한 수많은 아픔 등 실로 격동의 세월을 보내왔다.
대다수 국민들께서 국립공원이 지니고 있는 가치를 사랑하고 온전히 보전하여 물려줄 문화유산으로 힘을 보태주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 우리내장산 국립공원은 자연생태계 보전우선의 원칙, 공원자원훼손예방의 원칙, 지속가능한 이용체계의 확립,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파트너쉽의 원칙을 가지고 관리에 모든 노력을 기해 나아가고자 한다.
이제 머지않아 진짜 단풍나무의 단풍이 드는 대서사시가 내장산에 울려 퍼질 것이다. 우리는 숙연한 아름다움으로 단풍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단풍을 감상했으면 좋겠다.

▲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내장산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정읍 내장산의 비젼

서남권시대가 열리는 21세기에 새만금과 더불어 정읍이 교통, 첨단산업, 예술, 관광 등 문화의 핵심도시가 되는 만큼 우리내장산 국립공원은 정읍시와 함께 생태관광의 한축을 담당할 것임은 틀림없다.
생태관광은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작성하여 운영 하는 것이 관건인데 반드시 참여 거버넌스(Governance)를 필요로 하고 있다.

우리정읍이 가지고 있는 역사문화유산은 타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수준 높은 품격을 지니고 있다.
가사문학의 효시인 정극인의 상춘곡 무대가 된 태산선비문화와 최치원의 무성서원을 비롯하여 현존하는 최초의 백제가요 정읍사 그리고 구한말 시,서,화와 풍류로 호남지역을 보듬은 풍류문화의 산실 영모제, 조선 중기 상류층 주택의 면모를 대표하는 김동수 양반가옥, 동학혁명의 주인공인 녹두장군 전봉준 등과 내장산의 생태문화를 접목하여 탐방객 눈높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준비하면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테마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더욱이 정읍시에서는 내장산을 중심으로 한 사계절 체류형 문화관광도시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어 현재 내장산리조트, 내장산문화광장과 정읍천 상류쉼터를 비롯 박물관, 농경문화체험쎈터, 화훼 테마파크, 내장산관광테마파크 등 500억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 공사가 진행중이다.
본 공사가 준공이 되어 활성화 되면 정읍은 그야말로 서남권 관광의 메카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따라서 내장산은 더욱더 쾌적하고 청정한 지역으로 관리가 되어야하고 중저부 계곡주변을 중심으로 내장단풍이 서식영역을 확대되어 나아갈 수 있도록 인간의 간섭이나 자동차 매연으로부터 보호 보존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 정부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필두로 하는 환경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 정책은 정권이 지나더라도 우리 인류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지속되리라고 확신한다.
우리 내장산은 협곡이기 때문에 수많은 자동차가 계곡 깊숙이 들어와서는 안 된다. 이미 몇몇 나뭇잎에서 환경오염지표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내장산국립공원에서 전기충전식무궤도 단풍열차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범운영 한 적이 있었다. 시범운영에 참여한 33,000명의 탐방객의 설문조사에서 90% 이상의 만족도를 나타냈다.
앞으로 내장산은 매연 없는 쾌적한 공원, 청정한 공원으로 관리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입구에서 내장사까지 2.8km의 단풍터널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걷고 싶은 아름다운거리로 만들어 문화관광부와 관광공사가 함께하는 세계홍보저널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대형버스진입은 삼가야 할 것으로 본다.
또한 내장산의 대표수종인 내장단풍나무를 분재화 하여 정읍에 살고 있는 전시민이 한가구당2주씩(단이와 풍이)애정을 가지고 소유하여 우리 국민들께서 정읍하면 단풍나무가 생각나도록 브랜드화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우리나라에 단풍에 관련된 자료를 집대성하고 현장학습, 모니터링, 변이종에 대한 연구등은 내장산을 와야 비로소 해답이 나올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춘 단풍도서관,연구관을 공원내에 건립하는 비젼도 가져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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