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내장산국립공원사무소 최미경

▲ 초가을 산들 바람처럼 부드러운 속삭임으로 다가오는 아름다움이 바로 내장산 단풍이 간직한 비밀이다.
천혜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내장산국립공원은 백두대간의 맥을 이은 호남 정맥의 으뜸이자 예로부터 조선 8경의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태조어진과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여 단절 될 뻔한 우리 역사를 지켜낸 유서 깊은 산이기도 합니다.

▲ 내장산국립공원사무소 최미경씨
하지만 내장산하면 떠오르는 제일 큰 이미지는 바로 가을 단풍이 아닐까 합니다. 화려한 것 같으면서도 친근감이 느껴지며, 초가을 산들 바람처럼 부드러운 속삭임으로 다가오는 아름다움이 바로 내장산 단풍이 간직한 비밀입니다.

매표소를 지나 내장사까지 이어진 단풍 길은 터널 숲을 이루며 형형색색의 조화를 만들어 냅니다. 내장산 단풍이 아름다운 이유는 산 중의 수목 95% 이상이 활엽수여서 노란색이나 주황색 등 여러 색감의 조화가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내장산의 단풍은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특히 원적암과 벽련암의 중간지점에 있는 10여 그루의 단풍나무는 수령이 약 300년 내외로 그 수려한 단풍의 명성이 자자합니다.

지난 여름 생기가 돌던 가지 끝의 나무 잎이 하나 둘 자연의 색감으로 물들어지는 가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내장산 가을 단풍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내장산 입구 주차장에서 내장사까지 이어진 3km 단풍 길을 걸어가 보시길 권합니다.

계곡을 따라 난 단풍나무 길을 걸으면서 물소리, 새소리도 듣고 머리에 쏟아질 듯 우거진 단풍을 벗삼아 가을을 만끽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30여분 걸어가면 또 다른 단풍 감상 포인트 우화정에 다다릅니다.
아름다운 산을 배경으로 연못에 비춰지는 단풍이 그려내는 그림은 가히 매력적입니다.

내장산 단풍길 중에서도 으뜸은 일주문에서 내장사에 이르는 단풍터널길입니다. 울긋불긋 단풍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우거져 감탄을 자아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108번뇌를 생각하며 108그루의 단풍나무가 있는 단풍 터널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고즈넉하고 아담한 내장사에 이르게 됩니다.

연이은 태풍에도 다행히 피해가 적었던 내장산 단풍나무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이 많아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커서 예년보다는 단풍이 훨씬 고울 것으로 기대되어 집니다. 내장산은 산능선, 골짜기마다 자연이 그려내는 위대한 그림을 올 가을에도 그려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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