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창간 특별프로젝트/푸른정읍의제21공동기획> '생명의 강' 동진강탐사 르뽀 5번째 이야기

임실군 운암면의 옥정호 취수구를 가는 도중 바라본 옥정호의 비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정읍에서 발원하여 서해로 흐르는 호남평야의 젖줄, 동진강

푸른정읍의제21추진협의회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진강프로젝트’그 두 번째 탐사가 지난 8월 1일 있었다.

‘생명의 강 동진강은 살아 있다’ 연재르뽀는 2차탐사 구간인 섬진강댐부터 종산리 운암발전소와 섬진강수력발전소를 거쳐 화호리 구마모토농장주 가옥과 정우소수력발전소로 이어지는 탐사일정을 세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오늘 연재할 ‘생명의 강 동진강은 살아 있다’ 5편에서는 지난 4편 2차 탐사 집결지인 정읍시청에서부터 태인과 칠보를 거쳐 섬진강댐까지의 여정에 이어 정읍시 산외면 종산리 팽나무정에 있는 운암취수구와 1931년 10월에 준공, 50여 년 동안 가동되었던 운암발전소, 정읍 칠보(七寶)면 시산(詩山)리에 위치한 섬진강수력발전소까지의 탐사과정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탐사 일정 및 코스]

정읍시청 9시 집결 → 구절재

①섬진강댐

②장자골 취수구 →(여우치 마을)

③팽나무정

④종산리 운암발전소 터

⑤목욕리 내목마을(솟대)

⑥섬진강 수력발전소(칠보발전소)

 점심식사(칠보)- (태산선비문화 유물전시관 /무성서원)

⑦산성정수장

⑧낙양리 취입수문

⑨신태인(김제간선수로 : 왕신여고 부근)

화호리 구마모토농장주 가옥

돌아가는 길에 추가 탐사지: “정우 소수력발전소 ”

섬진강댐을 거쳐 다시 탐사대가 향한 곳은 임실군 운암면 운정리 굴등으로 향했다. 옥정호에 있는 두 개의 취수구중 하나가 있는 곳이다.

취수구로 향하는 도중 김용택 시인이 근무했다는 마암초등학교를 지나던 도중 박래철 선생이 한마디 했다.

 “김용택 시인 덕택에 섬진강이 더욱 유명해 졌으니 김용택 시인은 섬진강의 홍보대사”라고

 차량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정도로 좁은 시멘트길을 따라 취수구에 도착했다. 이 곳에서 옥정호 물을 취수하여 정읍시 산외면 종산리 팽나무정 마을 인근계곡까지 759m의 도수터널을 뚫어 저수된 물을 동진강 상류로 유역변경시켰다.

 □ 운암 취수구- 팽나무정(정읍시 산외면 종산리)

성옥산(聖玉山)중턱에 굴을 뚫어 만든 이 도수로는 1928년 4월에 첫 통수시험을 마친 후 현재까지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동진농조 70년사,1995년) 이후 인위적으로 많은 양의 물을 흘려보내기 위해 하상(河床)과 제방등 수로 정비공사가 진행됐다.

이에 따라 동진강 최상류는 섬진강 수계와 불과 1㎞도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시작되고 그 수원도 옥정호에 의존하게 됐다. 현재 임실 운암면 운정리에 위치한 취수시설에는 농업기반공사 동진지부 정읍지역사무소 직원이 상주, 방류수량을 조절하고 있다.  

임실군 운암면의 운암취수구에 도착해 옥정호에서 취수된 물의 흐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운암취수구를 통해 방류되는 수량은 비영농기인 11월 초당 1.7톤으로 섬진강수력발전소에서 흘러나오는 옥정호 물과 함께 칠보면소재지 인근에서 다시 취수, 정수장을 거쳐 전주일원과 김제·정읍지역의 상수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중·하류부 평야지대에서 다량의 관개용수를 필요로 하는 6월과 8월에는 운암취수구에서만 초당 15톤의 농업용수를 방류, 상류에서부터 큰 물길을 이루게 된다. 

 성옥산 자락에서 바라본 옥정호는 입이 딱 벌어지게 한다. 더욱이 장마로 인한 충분한 강수량으로 인해 물이 찬 옥정호의 비경을 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름다운 시상이 절로 떠오른다면 조금 과장된 표현일까..

 일행은 다시 여우치 마을을 지나 운암취수구에서 출발한 옥정호 물이 1차로 방류되는 지역인 종산리 팽나무정 마을에 도착해 방류구를 직접 확인했다. 물의 방류량도 엄청났고 유속 또한 상당히 빨랐다.

1928년 4월에 첫 통수시험을 마친 후 현재까지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도수로를 통해 흘러 나오는 옥정호의 물

팽나무정까지 오는 동안 벌써 시간이 상당히 지났다. 12시가 가까웠다. 아직도 탐사대의 오전 일정은 운암발전소와 섬진강수력발전소 2곳이나 남았다. 이번 탐사도 제시간에 점심을 먹는 것은 포기해야 할 듯하다.

 서둘러 근처에 있는 운암발전소로 향했다.

1931년 준공되어 54년동안 전기를 생산하다 1985년 임무를 마친 남한 최초의 유역변경식 발전소인 운암발전소. 지금은 모 종교시설에 매각되어 건물 입구 위쪽에 붙어있는 표지판만이 과거의 영광을 증언하는 듯했다.

무엇이 그리 다급해 헐값에 매각했는지... 탐사대원들은 아쉬움에 이구동성.

이에 김효소씨는 “이런 의미있는 건축물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읍시나 유관기관에서 다시 매입해 전력박물관 등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적극 건의해 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1931년 준공되어 54년동안 전기를 생산하다 1985년 임무를 마친 남한 최초의 유역변경식 발전소인 운암발전소.

 

 □ 운암발전소(정읍시 산외면 종산리)

“옥정호물로 54년간 발전, 1985년 폐쇄”

정읍 산외면 종산리에 위치한 운암발전소는 1931년 10월 준공, 50여 년 동안 가동된 후 그 역할을 섬진강수력발전소(칠보 발전소)에 넘겨주고 폐허가 된 건물로만 남아있다.

1927년 12월 당시 동진수리조합에 의해 완공된 운암제(구댐)는 동진강 유역 관개용수원 확보라는 단일목적으로 시행된 대규모 사업이었다. 그러나 이 댐은 섬진강 상류의 넓은 집수면적을 가지고 있고 고지대에 저수지를 형성, 지대가 낮은 동진강으로 수계를 바꾸면 높은 낙차를 이용한 수력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착공 당시부터 발전 사업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에 따라 조합 측에서는 취수구를 통해 동진강으로 방류되는 섬진강 수자원 중 잉여수량을 남조선전기주식회사에 공급, 일종의 수리(水利)사용료를 징수했으며 이 회사는 정읍 산외면에 출력 2천5백60Kw의 발전설비 2기를 갖추고 전력생산을 시작했다. 즉 관개목적의 취수터널 출구인 산외면 종산리 팽나무정에서 제2 도수터널을 착공, 종산리 해발고도 1백m지점에 유효낙차 77.02m를 가진 운암발전소가 세워진 것이다. 이 발전소에서는 영농기인 5월∼9월 사이에 방류되는 농업용수를 발전에 이용하고 그 외의 기간에도 잉여 수자원을 발전용수로 방류시켰다. 당시 이곳에서 발전된 전력은 연간 최대 2천 2백 42만 6천 KWH였으며 최초에는 이리변전소에만 송전되다가 뒤에 군산 및 강경변전소에까지 송전됐다.

운암발전소는 그 후 섬진강 다목적댐의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한 섬진강수력발전소 제3호기 준공 직후인 1985년 2월에 폐쇄됐다. 현재 종산삼거리 인근에 위치한 이 발전소 건물은 민간에 불하(拂下), 한 종교단체가 수양시설로 사용할 목적으로 내부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발전소로서의 명운을 달리한 채 다시 쓰일 날을 기다리고 있는 운암발전소와 작별을 고하고 오전 탐사의 마지막 코스인 섬진강수력발전소(칠보발전소)로 향했다.

 종산리에서 평사리로 향하던 중 왼쪽편에 산외면에서 운영하는 우리콩 테마 숙박시설이 보인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로 북적 거린다. 야외 수영장에도 많은 아이들이 여름을 만끽하고 있다.

산외면 종산리, 평사리를 지나면서 하천의 폭은 제법 넓어지기 시작한다.

산외면 평사리 산외교와 상두산에서 내려오는 상두천, 도원천이 종산천과 합류하는 곳을 지나 한우고기로 일약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한 한우마을을 지났다.

산외한우마을. 그 명성답게 면소재지에 수많은 인파와 차량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이제는 한우고기를 먹으러 전국에서 식도락가들이 산외를 찾고 있다고 한다.

뉴스를 확인하니 ‘산외 한우마을’은 작년 동기대비 방문객이 30%이상 증가했으며, 7월 들어 평일 2천명, 주말 4천명 이상 방문해 60여개가 넘는 식당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탐사대 일행이 섬진강수력발전소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12시 45분.

하지만, 휴일이라 방문이 허락이 안된단다. 수위아저씨에게 탐사대의 사정설명을 해봤지만 직원들이 없어서 불가하다는 입장만 들을 수 있었다.

전에는 학교 아이들을 데리고 여러번 왔었다는 관청초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인 채형순씨. 미리 공문을 보내 협조요청을 할 것을 그랬다며 아쉬워 한다.

어쨌든 출입은 할 수 없었지만 박내철 선생의 설명을 통해 아쉬움을 달랬다.

옥정호의 수자원을 호남평야로 끌어들이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1945년 준공된 칠보면 시산리에 위치한 섬진강수력발전소

 □ 섬진강수력발전소(정읍시 칠보면 시산리 행단)

정읍 칠보(七寶)면 시산(詩山)리에 위치한 섬진강수력발전소(1945년 건설)는 발전(發電)보다는 동진강유역의 농업용수 공급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는 시설이다.

섬진강 수계인 옥정호의 물을 함께 이용했던 인근(산외면 종산리)의 운암발전소와 구별, 칠보발전소로 불리기도 했지만 운암발전소가 지난 85년 폐쇄됨에 따라 ‘섬진강수력발전소’가 정확한 명칭이 됐다. 이 발전소는 일제시대인 1940년 섬진강댐 건설과 병행, 보다 풍부해진 옥정호의 수자원을 호남평야로 끌어들이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착공된 것으로 운암발전소와 같은 유역변경식이다. 발전소 건설을 맡은 당시 조선전업(朝鮮電業)에서는 정읍 산내면 장금리에 취수구를 두고 발전소까지 직경 3.4m,길이 6천2백15m의 도수터널을 해발고도 60m지점에 뚫어 1945년 4월 시설용량 1만4천4백Kw의 섬진강 수력 제1호기를 준공했다.

이후 중단됐던 섬진강댐 건설공사가 1961년 다시 진행됨에 따라 발전소 증설사업도 병행돼 1965년 12월 댐완공과 함께 2호기가 준공됐으며 1985년 3월 3호기를 증설, 발전시설용량을 총 3만4천8백Kw로 증가시켰다. 발전된 전력은 익산변전소와 정읍공단변전소에 공급되며 발전후 방류된 물은 운암취수구에서 끌어들인 물과 합류, 김제평야와 계화간척지 농업용수 및 전주와 김제․정읍 등 전북 서남권 상수원으로 사용된다. 현재 한국전력공사에서는 발전시설 가동과 관련, 댐 관리는 수자원공사에 위탁하고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매년 3월31일 기준 댐 수위를 1백88.68m로 유지하기로 한 농업기반공사와의 협약을 준수하고 있다. 즉 관개(灌漑)기간인 4월~9월 사이 6개월 동안은 댐 수위와 상관없이 24시간 발전도 가능하지만 비관개기간인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영농기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협약수위를 지키기 위해 발전시설 가동을 제한, 방류량을 줄여야만 한다.

 대부분의 정읍시민들은 칠보발전소로 알고 있는 정읍시 칠보면에 위치한 섬진강수력발전소. 칠보면민들은 다시 발전소 본래 이름인 칠보발전소로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 탄원하고 있다고 한다.

 섬진강수력발전소를 뒤로하고 탐사대 일행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칠보 무성서원 진입로 쪽에 자리하고 있는 음식점으로 향해 매운탕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발전(發電)보다는 동진강유역의 농업용수 공급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는 섬진강수력발전소.

    <6회로 이어짐>

• 글/ 오승옥

• 사진/ 강건양

• 자료 및 탐사해설/ 박래철

• 탐사기획/ 푸른정읍의제21(추) &밝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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