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작은 풀잎의 몸짓에서 영원한 진리를 느끼는 여유

▲ 정종인발행인
2010년 10월 13일을 기억합니다.
온 세계의 눈이 칠레 북부 코피아포 인근의 산 호세 광산으로 향했습니다.

그해 8월 5일 발생한 광산 붕괴사고로 69일간 지하 700 미터 아래 갱도에 고립되어 있던 광부 33명에 대한 구출작업이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애타게 광부들의 생환을 기대하던 가족들과 지인들은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 사람들의 활약만으로 광부들이 지하 622미터 아래에서 무려 69일을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요?
33명의 생명이 70만톤의 암석 밑에서 69일간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이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지상에서부터 지하까지 ‘생명의 통로’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광산 매몰 사고가 일어난 후, 외부와 단절된 채로 있었던 17일 지하의 광부들은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지하세계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무겁게 내려 앉았습니다.
그러나 매몰 후 17일째, 지하세계는 외부와 연결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적인 생명의 파이프 라인이 연결되었습니다.
이 생명의 통로를 통해서 그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이 전해지고, 외부와 소통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지하세계에도 질서가 자리 잡히게 되고, 희망이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생명과 소통의 교훈을 던져줬습니다.
세상과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담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흘러야 할 것이 흐르지 않으면 썩어집니다.
그것이 생각이든 혈액이든 강이든 말입니다.

일본의 물 연구가 에모토 마사루박사는 물을 가지고 플라스틱 용기와 자연스럽게 흐르는 냇물을 대상으로 그 결정체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당연히 흐르는 물이 아름다운 결정체를 보였습니다.

심장의 고동소리에서에서 우주를 느끼고
힘겨운 겨우살이를 위해 낙엽을 떨구며 서서히 겸허하게 생존을 준비하고 있는 가을나무에서 다시한번 생명의 소중함을 배워야 합니다.

우리아이들에게도 배워서 남주고 벌어서 남주는 이타적인 삶을 가르쳐야 합니다.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추위에 힘들어하는 내이웃들을 살펴보는 여유도 필요합니다.

조금 느리게
조금 작게
조금 낮게
조금 뒤에서

힘겹게 세상을 살아가는 친구들을 위해 나의 어깨를 잠시 내어주는 배려도 절실합니다.
비록 여러가지 모양으로 힘든 일상이지만 따뜻한 세상을 소망하는 하루 되세요.
오늘도 작은 풀잎의 몸짓에서 영원한 진리를 느끼는 시간이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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