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동진강- 첫 번째 탐사를 갈무리하며

  정읍에서 발원하여 서해로 흐르는 호남평야의 젖줄, 동진강에 대해 푸른정읍의제21추진협의회에서는 올 한해동안 ‘동진강프로젝트’라는 다소 거창한(?) 계획을 세워 동진강의 발원지, 역사, 문화, 생태환경 등의 탐사와 조사활동을 통해 동진강과 관련한 다양한 컨텐츠 개발, 동진강 탐사전략을 수립해,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을 확인하기 위한 지난 6월 27일 마침내 동진강탐사의 첫발을 내 디뎠습니다.

 이에 밝은신문을 통해 동진강의 생생한 탐사현장과 동진강과 관련된 역사, 문화, 생태환경 등에 대해 연재합니다.

  지난 2회에 ‘가자! 물길을 타고 서해를 향해’ 조곡천과 정읍천의 합수지점인 정읍문화원 앞쪽에서 출발하여 하모교를 거쳐 만석대교이 이르는 여정에 이어 이번 일차탐사 3번째 르뽀는 만석대교에서부터 시작해 백산성을 거쳐 동진대교, 부안군 동진면의 문포항에 이르는 탐사과정이 이어집니다.

<편집자 주>

 신태인의 아담한 회관에서 된장찌개에 백반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한 탐사대에 다시 호남평야의 젖줄 동진강의 물길을 따라 서해까지로 이어지는 오후 탐사를 시작했다.

 부안군 백산면 국정리 ‘국정양배수장’을 지나 구한말까지 나룻터로 이용됐음직한 장소에 다다랐다. 강건너가 일제시대때 구마모토농장이 있던 화호면이고 강 이쪽편은 당시 고부군 백산면으로, 이 나룻터에서 배를 타고 화호쪽으로 건너 갔을거라 짐작된다.

 다시 길을 재촉해 잠시 물길을 떠나 백산성지(터)로 향했다.

 백산성 정상에 오르니 강을 사이에 두고 김제시 죽산면과 부안군 백산면이 한눈에 보였고 구 군포교와 새 군포교, 바닷물의 역류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동진강 갑문시설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앉으면 죽산, 서면 백산이라는 말이 생겨났는데 공교롭게도 부안 백산면과 김제 죽산면이 존재한다. 각기 산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지명이다.  

 사적 409호로 지정된 백선성 입구의 안내표지에 따르면 백제의 멸망후 부흥운동이 있었는데 마지막 저항지로 알려진 백강전투가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곳이라는데 주류 역사학계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고종 31년 1894년 동학농민군이 집결해 전열을 재정비할 당시 백산창의문이 낭독되었던 역사적인 장소인 백산성 백산창의비 앞에서 일행은 동학농민군의 넋을 잠시나마 위령하고자 묵념을 올렸다.

  둥근 테를 두른듯한 백산성은 해발 50m도 안되 낮은 구릉지이지만 워낙 주변이 낮은 평야지대고 높은 산이 없는 지리적 요건 상 이곳으로 쳐들어 오는 적을 산꼭대기에서 한눈에 감시할 수 있는 대공초소같은 곳이어서 이 인근에서는 최고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지평선이 보이는 푸르른 들녘위로 하늘을 뒤덮으며 바다 저쪽으로부터 시커먼 먹구름이 떼지어 몰려오고 있...” 원고 2만장, 책 12권인 대하소설 아리랑의 첫 구절. 그 배경이 되는 곳이 바로 강건너 김제시 죽산면이다. 징게맹갱외에밋들(김제 만경 너른들)은 제국주의 일본의 첫 수탈의 대상이었다.

 백산성을 내려와 일행은 다시 군포교를 지나 동진강의 지류인 고부천과 동진강 본류가 합류되는 하류지역을 거쳐 과거 김제와 부안을 연결하는 동진나루가 있었던 동진강휴게소에서 시원한 음료로 잠시 목을 축인 후 오늘 탐사의 종착지를 향해 내달렸다.

 문포로 가는 도중 김제시 광활면을 지났는데, 인터넷상에서 ‘천태산’이란 닉네임으로 활약을 하고 있는 박상주씨가 생경한 정보를 전한다.

 장보고가 활약한 이후 완도(청해진)의 주민들이 혹여 역심을 품을까 이 지역 광활면으로 이주시켰다는 것이다. 정확한 표현으로 소개(疏開)라고 한학에 정통한 김효소씨가 거든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하천이 그랫듯이 동진강 역시 자유곡류하천이었으나 일제때 치수관리와 농토확보를 위해 직강공사를 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하천과 강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동진천과 동진강... 왜 같은 물줄기를 다르게 부를까?

 잠시 관련자료를 찾아봤다.

 “강과 하천이란 용어가 일부 혼동되어 사용되기도 하지만 시내와 내. 강을 총칭하는 말로서 하천이란 용어가 쓰이고 있으며, 자연현상이나 인위적인 작용에 의해 지구표면에 만들어진 물길의 흐름 길이 바다로 이어지기 전까지를 하천이라고 정의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하천의 이름을 규모가 큰 하천이나 본류를 강(江), 그보다 규모가 작거나 지류를 천(川)으로 부르고 있다. 중국에서는 하천이름에 하(河)와 강(江)을 붙이고, 일본에서는 모든 하천을 천(川)으로 부르고 있어 우리나라와 다소 차이가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우리는 흔히 물이 많으면 강이나 강의 본류(本流)이고, 물이 적은 하천은 천(川)이나 지류(支流)이라 알고 있으나, 동진강, 형산강, 탐진강, 인천강 등은 안성천, 삽교천 보다 길이와 물의 양이 적어도 강이라 부르고 있다. 이 때문에 하천의 규모(크기)를 규정하는 기준은 강의 길이인가. 아니면 수량(水量)인가가 문제이다. 그리고 하천지리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은 그 하천의 발원지와 이곳으로부터 바다로 이어지는 하구까지의 흐름 길이, 즉 유로연장, 그리고 공중에서 내려온 강수가 그 하천으로 흘러들어 오는 유역면적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 하천에 대해 그 발원지로부터 하구까지 본류, 또는 원류와 지류및 그 합류되는 지점들에 대해 물의 흐름을 따라 내려가면서 그의 명칭과 경유하는 지역의 역사적 사건, 고적, 전설 등 그 지역에 관련된 일체의 것을 서술한 대표적인 지리서는 1814년 조선말기 실학파 학자인 다산 정약용(1762-1836)의 대동수경(大東水經)이 있다. 다만, 우리나라 10대강 중에서, 북한지역의 6대강(압록강, 두만강, 대동강, 청천강, 예성강, 임진강)만 서술하고 남한지역의 4대강(한강, 낙동강, 금강, 섬진강)에 대해서는 기록이 없어 아쉬운 점이 있다.

 우리나라 하천 유로연장과 유역면적에 관한 기본적인 조사와 수치작업은 일제강점기에 이루어졌고, 1918년 조선총독부 임시토지조사국에서 발간한 ‘조선지지’자료를 현재까지 학계나 행정기관, 그리고 교과서에 지금도 금과옥조 격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잘못된 점은 유역의 구분과 하구의 위치를 잘못 선정한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 학계나 행정부처에서 이러한 사실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왜곡된 자료를 인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http://www.deungsan.pe.kr/ 발췌 인용>

  마침내 오늘의 목적지였던 부안군 동진면의 문포항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는 하천이나 강이라기보다는 바다냄새가 더 강하게 느껴졌다. 강과 바다가 오버랩되는 그런 느낌말이다.

 몇몇 어민들이 고깃배를 이용하여 물고기를 잡아 항구에 들어왔고 또 다른 어민이 고깃배를 수리하는 중이었는데 일행이 물끄러미 바라보자 귀찮은 듯 얼른 가라며 한소리한다.

 그물에서 건진 고기를 수산차량에 옮겨 닮는 광경을 지켜보는데 꽤난 큰 물고기들이 제법 잡혔다. 숭어라고 하는데 어른팔뚝만 했다.

 “동진강은 전북 부안군 동진면으로 흐르는 강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동진면은 1914년 일제가 산동면, 일도면, 이도면, 서도면 일부를 행정구역을 통폐합하면서 동진면(東津面)으로 고쳤다. 따라서 동진강의 옛 이름을 찾아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각종 사전과 문헌에는 정읍군 산외면 풍방산에서 발원하여 황해로 흘러들고 길이는 44.7km로 기록되어 있어 발원지의 지명과 산 이름, 강의 길이가 잘못되어 있다. 이는 1918년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조선지지’에 의해 아무런 검증도 없고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제반 사전과 문헌들이 일제의 기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일제가 운암제를 건설하고, 섬진강수계의 물을 동진강 유역인 산외면 종산리 팽나무정 마을 인근의 계곡으로 흘려보내어 인위적으로 하천의 수계를 변경시켜 놓고 동진강의 발원지라고 억지 주장하였다.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산천조(山川條)에는 동진강은 정읍 내장산에서 발원 정읍천으로 흘러 이평평야에 이르고, 태인천은 상두산에서 발원한다고 기록돼 있다. 이는 동진강의 발원지가 한국의 강(이형석 저)과 2000년 한국하천 일람(건교부), 브리테니커의 사전, 그리고 전북산사랑회가 주장하는 발원지가 내장산 까치봉이라는 것을 입증해 주는 증거이다.

 <http://www.deungsan.pe.kr/ 발췌 인용>

  시계를 보니 어느덧 5시를 지나고 있었다. 첫 번째 탐사의 마침표를 찍은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번 탐사동안 무엇보다 잘 알지 못했던 고향 정읍의 지명과 문화 등 다양하고 소중한 정보들을 알 수 있어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기쁘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강을 따라서 이렇게 부안 문포까지 오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내가 알던 길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는 도로가 전부였는데 내장저수지부터 강을 따라 오니 부안문포에 도착한 것이다. 오늘 함께한 이들과 동진강의 살아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았다. 다음탐사에는 아이들과 함께 동진강의 살아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번 탐사에 대한 김명하씨의 소회다.

  미쳐 소개하지 못한 몇가지 이야기

 정읍터미널의 변천사다. 구 태양백화점 자리에 원래 터미널이 있었고 이전하여 현재 보안식당이 두 번째 터미널, 마지막으로 현재 제2시장인 신시장 맞은편에 터미널이 있다는 것이다.

 언제적 인지 알 수 없어 생소했지만 무척 흥미로웠다. 또한 정읍에는 역이 세군데 있었다고 한다. 오래전의 역은 말을 바꿔타는 곳으로 입암 천원역, 태인 거산역, 영원태동마을에 영원역이 있었는데 현재는 천원역만이 남아 있다고 한다.

  또 정읍에는 도시를 감싸고 있는 큰 봉우리가 5개 있다. 북쪽으로는 성황산과 누락봉이 있고 동쪽에는 초산, 삼화맨션을 두고 오른쪽으로 망상봉 왼쪽으로 죽림봉이 있다. 누락봉에는 백로의 서식지가 있어 백로의 오물로 주변에는 냄새가 지독하다고 한다.

 이상의 이야기 역시 이번 탐사의 명해설을 맡은 박래철 선생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다.

 “각자에게 역할을 조금씩 나누어 맡을 필요가 있습니다. 만경강에 서식하고 있는 꽃과 식물, 곤충, 수질조사 등 생태환경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과 조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최영진씨의 말이다.

 최씨의 말처럼 앞으로 동진강탐사대가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이에 대해 푸른정읍의제21 사무국장을 맡은 한혁준 국장은 “앞으로 2차, 3차 탐사를 통해 총괄적인 탐사를 마친 후 각 부문별로 세부계획을 세워 탐사활동과 함께 생태조사, 문화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컨텐츠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만금사업으로 쇠락해진 부안 문포항 입구에 서 있는 국가하천 동진강표지판 앞에서 탐사대원은 기념촬영과 함께 손을 모으고 힘찬 구호와 함께 동진강 그 첫 번째 탐사를 갈무리했다.

“동진강은 살아 있다”

• 글/ 오승옥
• 사진/ 강건양
• 기록/ 김명하
• 탐사해설/ 박래철
• 탐사기획/ 푸른정읍의제21(추) & 밝은신문

    ■  2차 탐사 안내  ■

• 일시: 2009년 8월 1일(토) 오전 9시부터
• 장소: 정읍시청 집결
• 탐사구간: 정읍시 산외면 종산리 여우치마을~만석보

 ※ 탐사문의: 011-9629-3978/ 019-655-1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