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전대통령 영결식 ‘영원한 이별’

▲ 영결식이 열린 29일 밤늦게까지 분향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 구 정읍군청 분향소 앞에서 추모동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정토원에 노무현전대통령의 유골이 안치된
오늘 새벽
구 정읍군청에 나가 마지막으로 영전 앞에 분향을 했습니다.
비록 조문객을 맞는 이들은 없었지만
노무현전대통령 영전 앞에 흔들리는 촛불은
바람에 몸을 맡기고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해서’

대한민국이 울었습니다.
온 국민의 바보였던 노무현전대통령이
조각달이 떠있던 어제 저녁
유골이 되어 우리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슬픔과 비통함도 녹두골 동학의 땅에 흘러내렸습니다.

‘사랑합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직장에서 재래시장에서 학교에서
애석하고 비통한 마음으로 눈물을 훔쳤습니다.
촛불만이 눈물도 말라버린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었습니다.

어제하루
먼저 말문을 여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슬픔과 안타까움 그리고 그리움.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해서’

떠나간 대통령과 이별을 하고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라고 외치는 시민들의 표정에는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소중함이 묻어났습니다.
영결식이 열린 밤이 깃들자
구 정읍군청 분향소에는 새벽 4시 서울로 떠났던
정읍사람들이 무겁고 슬픈 표정으로 도착했습니다.
그들의 몸짓에서는 안타까움이 고개를 떨고 있었습니다.

어둠이 내리고 있는 구 정읍군청앞 분향소에는
자율학습에 지친 무거운 책가방을 맨 아이들과
거친 일터에서 돌아온 한 무리의 노동자들이 밤 늦은 시간까지
헌화하고 있었습니다.
‘이젠 모두 잊고 편히 쉬세요
우리는 당신을 믿어요‘
가장 서민적이었고 인간적이었던
대한민국 대통령은 그렇게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갔습니다.
바보 대통령이 떠나던 날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무죄판결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소식이
상처 난 우리들의 마음을
할퀴고 있었습니다.

무던히도 아픈 하루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해서’
<구 정읍군청 분향소에서=정종인편집주간>


님은 갔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향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 한숨의 미풍에 날아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 미리 떠날 때를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 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 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한용운 님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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